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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로봇 활용해 더 정교해진 수술.. 환자 88% 괄약근 기능 회복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8 17:26

수정 2019.03.28 17:26

항문 보존 직장암 수술
[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로봇 활용해 더 정교해진 수술.. 환자 88% 괄약근 기능 회복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 다빈치Xi 단일공수술 장비를 이용해 '초저위 전방절제술 및 항문수기문합술'을 하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의료진이 다빈치Xi 단일공수술 장비를 이용해 '초저위 전방절제술 및 항문수기문합술'을 하고 있다. 한림대동탄성심병원 제공

직장은 대장 내 결장과 항문을 연결해주는 부위로 대변을 항문으로 배설하기 전 일시적으로 저장하는 역할을 합니다. 직장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인 직장암은 한국인의 주요 사망원인 중 하나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7년 국내 직장암 환자수는 15만3278명에 달합니다.

골반이 감싸고 있는 직장에 암이 발생할 경우 공간적인 제약 때문에 암을 제거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직장암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재발을 막기 위해 항문까지 절제하는 복회음절제술을 주로 시행했습니다.

이 수술은 암을 확실히 제거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문제는 수술을 하면서 소장이나 대장의 일부를 배 밖으로 빼낸 인공항문(장루)과 함께 대변 주머니를 평생 달고 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대변 주머니로 인해 환자들은 미용적인 측면과 삶의 질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최근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외과 김정연 교수가 항문과 3cm이하 거리에 직장암이 발생한 환자에게 국내 최초로 로봇인 다빈치Xi 단일공수술 장비를 이용해 '초저위 전방절제술 및 항문수기문합술'로 치료했습니다.

김 교수는 "직장 5cm 이하 거리의 직장암은 국소 재발률이 3~7%지만 수술 전 항암치료와 정교한 로봇수술로 절제면을 최대한 확보해 재발률을 최소했다"며 "단일공 수술장비로 배꼽부위만 절개한 뒤 수술을 진행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흉터도 남지 않게 되며 회복도 굉장히 빨라 수술 후 일주일 내에 퇴원이 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항문과 5cm 이하 거리로 근접한 초저위 직장암의 경우 골반 내 공간이 종이컵 하나 크기 정도이므로 직경 8mm의 로봇팔 조차 접근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로봇수술과 체외수술을 결합한 초저위 전방절제술 및 항문수기문합술을 통해 항문을 보존하면서 직장암을 제거할 수 있습니다.

이 수술은 직장 주위의 장간막을 박리한 뒤 항문으로 직장을 빼내 몸 밖에서 수기로 암이 발생한 직장을 제거하고 항문과 대장을 문합하는 방식입니다.

로봇수술은 10배 이상 확대 가능한 고해상도의 3D 입체화면과 집도의의 손떨림 없이 540도까지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로봇팔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합니다. 또 정교한 수술로 항문괄약근과 이를 조절하는 직장 주위 부교감 신경들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김 교수는 현재까지 직장암 환자 33명에게 초저위 전방절제술 및 항문수기문합술을 시행한 결과 70%의 환자가 완전한 배변조절이 가능했습니다. 나머지 25%의 환자에게서도 괄약근의 미세한 기능문제만 나타났습니다.
또 전체적인 기능평가에서도 88%의 환자가 괄약근 기능을 완전히 회복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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