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청와대, 재판중인 신동빈 회장 보듬나… 롯데심장부 방문

박신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4 17:47

수정 2019.02.24 17:47

印총리와 친선 만찬도 '롯데'서..지난달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는 신동빈 롯데 회장 특별 초대 배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잠실 소재 '롯데의 심장부' 롯데월드타워를 인도 모디 총리와 함께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1일 서울 잠실 소재 '롯데의 심장부' 롯데월드타워를 인도 모디 총리와 함께 방문해 둘러보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열린 공정경제 전략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국빈 방한 중인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친교만찬을 롯데의 심장부인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 81층 소재 한식당 '비채나'에서 가졌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초청, 청와대가 아닌 곳에서 친교만찬을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롯데월드타워 전망대 야경도 함께 관람했다.

24일 재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재판중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을 바짝 끌어 안고 있다. 이전 정부에선 재판중인 재계 회장들을 다소 멀리했던 것과는 다른 파격행보다.

■재판중인 신동빈 끌어안아

신 회장은 지난해 2월 1심 재판에서 K스포츠재단에 뇌물 70억원을 줬다는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의 탄핵의 주된 요인이된 K스포츠재단에 롯데가 연루됐지만, 문 대통령이 크게 개의치 않는 모양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2심에선 같은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풀려나면서 경영일선에 복귀했다.

신 회장이 경영일선에 복귀한 이후 문 대통령의 롯데 사랑은 더욱 각별해졌다. 문 대통령과 모디 총리는 지난 21일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 118층 스카이 전망대에 도착, 서울 도심을 내려다봤다. 이 자리에는 문 대통령의 부인인 김정숙 여사, 송용덕 롯데그룹 부회장 등도 함께 했다.

문 대통령은 모디 총리와 서울과 한강의 모습을 관람했고, 대형 스크린에 담긴 서울의 사진을 함께 지켜보기도 했다. 롯데월드타워 전망대는 신동빈 롯데 회장의 땀과 눈물이 담긴 장소라는 점에서 롯데맨들에겐 특별한 장소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달 15일 열린 기업인과의 대화에서도 아직 재판이 마무리되지 않은 신 회장을 특별히 초청하는 배려를 하기도 했다. 신 롯데그룹 회장은 2심에서 집행유예로 풀려나 3심 재판을 앞두고 있다.

문 대통령은 뿐만 아니라 지난해 10월 5일 잠심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제12회 세계한인의 날 기념식에서 "남북이 항구적인 평화 속에서 하나가 되는 꿈, 여러분과 여러분의 자녀들이 자동차와 기차로 고국에 방문하는 꿈, 한반도를 넘어 동북아와 전 세계에서 함께 번영하는 꿈, 여러분과 함께 꼭 이뤄내고 싶은 꿈이다"라는 거대한 통일 비전을 밝히기도 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유별난 유통업체 사랑은 롯데에 그치지 않고 있다. 신세계 등 일자리 창출 기여도가 높은 유통 기업들에 대한 문 대통령의 스킨십은 계속되고 있다.

■'정책 쇼' vs "일자리창출에 도움"

청와대는 신세계가 운영하는 코엑스 스타필드 내 별마당 도서관에서 사상 첫 전략회의를 지난해 11월 갖기도 했다. 청와대 밖 전략회의로는 처음이었다.

장소가 시민들이 자주 찾은 유통매장인 신세계 스타필드 코엑스몰 내 별마당도서관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았다. 코엑스 별마당은 신세계 삐에로쇼핑,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등 유통명소들이 몰려 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계속되는 유통업체 편애는 문재인 정부의 핵심 추진 과제인 일자리 정책에 유통업체가 밀접하게 관련돼 있기 때문이다.

실제 유통업종은 다른 업종보다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공정거래위원회의 대규모기업집단 공시자료를 토대로 2012∼2017년 30대 그룹의 종업원 300명 이상 계열사 종업원 수를 분석한 결과 5년간 종업원 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은 국내 최대 대형마트인 신세계 이마트(1만4246명)로 나타났다. 이마트 종업원 수는 2012년 1만6736명에서 2017년 3만982명으로 5년 동안 85% 증가했다. 롯데월드 타워 역시 1만여명의 상시고용효과와 4조3000억원 수준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고 있다.


청와대가 잇단 주요행사를 유통매장에서 갖는 것이 '쇼'라는 비난도 적지 않다. 하지만 향후 정부가 일자리 정책 및 소비 촉진을 기업과 함께 하겠다는 신호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더 많다.


청와대는 최근 일자리 창출은 정부 주도만으로는 안되고 기업이 나서야만 한다는 '기업 주도론'으로 정책을 급선회중이다.

padet80@fnnews.com 박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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