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 찾기] "딸에게 엄마는 널 버리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어"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1.07 18:13

수정 2019.01.07 18:13

딸과 닮은 아이 佛에 입양소식 들어
현재 유전자 검사결과 기다리는 중
최정아씨(38)는 1983년 9월 1일 2세이던 당시 대구 서구에 있던 집 앞에서 실종됐다. 최씨의 어머니 유보화씨(57)는 딸아이가 실종 당시 눈두덩이에 살이 많고 곱슬머리였으며 통통한 체형이었다고 말한다.
최정아씨(38)는 1983년 9월 1일 2세이던 당시 대구 서구에 있던 집 앞에서 실종됐다. 최씨의 어머니 유보화씨(57)는 딸아이가 실종 당시 눈두덩이에 살이 많고 곱슬머리였으며 통통한 체형이었다고 말한다.

"딸아이에게 '난 널 버리지 않았다'는 말을 꼭 말해주고 싶어요. 혹시나 아이가 크면서 자신은 버림받았다고 생각했을까봐 그래요. 저는 정말 애타게 찾고 있었어요"

잃어버린 딸 아이를 다시 만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인지 묻는 질문에 유보화씨(57)는 이렇게 말했다. 유씨는 실종된 딸 최정아씨(38·당시 2세)를 찾기 위해 안 해본 게 없다며 마음고생이 심했다고 한다.


7일 경찰청과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983년 9월 1일 대구 집 앞에서 어느 순간 사라졌다. 이웃집이 크게 싸우는 소리에 유씨는 동향을 살피러 옥상에 올라갔다.

그러자 싸움 구경을 하려고 문 앞을 서성이던 정아씨와 마룻바닥 끝자락에 있던 정아씨 동생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유씨는 정아씨 동생이 위험하겠다 싶어 내려가서 아이를 방 안으로 데려간 뒤 잠을 재웠다.

유씨가 아이를 재우고 나서 마당으로 나오자 대문은 잠긴 채 정아씨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 인근 파출소와 동사무소 등에 신고를 했지만 정아씨를 봤다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유씨는 정아씨를 찾기 위해 대구 시내 보육원과 어린이집 여러 곳을 돌아다녔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렇게 35년이라는 시간이 흐른 작년 7월 유씨는 경찰서를 방문해 딸 아이의 실종 접수 기록이 있는지 물어보자 남아있는 기록이 없다고 했다. 과거에는 전산처리가 잘 안 돼서 기록이 사라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 유씨는 딸 정아씨의 실종을 재신고했다.

이후 작년 9월 실종 이듬해인 1984년 홀트아동복지회를 통해 프랑스로 입양간 여자아이가 정아씨와 닮았다는 얘기를 경찰로부터 전해 들었다.
유씨가 보기에 사진 속 인물이 딸과 닮아 보이지 않았지만 DNA(유전자) 검사 결과를 기다려보기로 했다.

유씨는 "만약 딸아이를 다시 만나게 된다면 밥도 같이 먹고 여행도 가고 잠도 같이 자고 싶다.
찾을 수만 있다면 소원이 없겠다"고 전했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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