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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3D프린팅으로 만든 인공흉곽, 이식수술 성공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10.18 16:44

수정 2018.10.18 16:44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왼쪽)가 육종 환자에게 3D프린팅을 이용한 흉곽을 이식하고 있다.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왼쪽)가 육종 환자에게 3D프린팅을 이용한 흉곽을 이식하고 있다.


최근 국내 최초로 흉곽을 3D프린팅으로 제작해 이식하는데 성공해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흉곽을 침범한 악성종양인 육종 환자의 흉골과 10개의 늑골을 광범위하게 절제한 뒤 순수 티타늄 소재의 삼차원 프린팅 기술로 제작된 인공 흉골과 늑골을 이식해 흉곽을 재건한 것입니다.

중앙대학교병원 흉부외과 박병준 교수는 "골 시멘트나 티타늄 막대 등을 이용한 기존의 흉곽 성형술은 환자에게 꼭 맞는 모양을 만들기 어렵고 무게가 무거워 수술 후 흉부불편감과 호흡곤란이 발생한다"며 "이번 티타늄 소재의 3D 프린팅 흉곽은 기존 인공 소재보다 가벼우면서도 환자의 가슴에 꼭 맞게 개별 제작돼 정밀성과 강도를 높임으로써 수술 후 감염 및 합병증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이번에 3D프린팅 인공 흉곽 이식에 성공한 환자는 55세의 남성으로 흉골 및 늑골에 악성종양인 육종이 생겨 광범위한 가슴뼈 절제가 필요한 상황이었습니다.


환자는 광범위 흉곽 절제 및 이식 수술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기존의 골 시멘트 등을 이용한 재건 수술 방법으로는 환자의 흉부에 정확히 맞는 흉곽을 만들기가 어려웠습니다. 또 광범위한 재건으로 인해 소재도 무거워 수술 후 흉부의 불편감과 호흡곤란 및 세균 감염 위험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또 3개월 동안 항암치료 중 부분적인 치료 효과를 보여 종양이 작아졌지만 수술 1주일 전부터 급격히 종양이 다시 커져 흉곽 절제와 이식 수술을 못하면 기대수명이 6개월 미만으로 수술이 시급한 상황이었습니다.

이에 박 교수 등 의료진들은 환자 병변의 컴퓨터 단층촬영을 바탕으로 절제수술 범위와 가슴뼈 재건 범위를 결정했습니다. 이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김건희 연구팀과 협의해 3D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재건 범위에 적합한 인공 가슴뼈를 디자인했습니다.

삼차원 프린팅 공정기술을 이용해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실제 인체의 골구조보다 단단하지만 무게 190g의 가볍고 흉부 압박을 하여도 부러지지 않는 탄성을 가진 '순수 티타늄' 소재의 환자 맞춤형 인공 흉곽을 제작하게 된 것입니다.
이후 식약처가 지정한 생물학적 안정성 시험과 강도 및 인장도 시험을 거쳐 중앙대병원 임상시험위원회(IRB) 승인을 받았습니다. 이번 3D프린팅 인공 흉곽은 가로 286mm, 세로 172mm로 세계 최대의 맞춤형 인공 흉곽으로 제작됐습니다.


기존 해외에서 시도된 3D프린팅 흉골 이식과 비교해 수술 범위가 가장 광범위하고 난이도 높은 이식술이었지만 환자는 수술 후 빠른 회복을 보이며 퇴원, 회복도 좋아 안전성과 효율성에 있어 긍정적인 수술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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