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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 새로운 여정] 리용남 내각부총리 "같은 경제인, 구면 같아"..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평양서 한글 보니 한민족 느껴"

임광복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8 17:31

수정 2018.09.18 21:41

4대그룹 총수, 北 경제수장 리용남과 면담
"南 경제 명망 있는 분들 환영".. 北, 남북철도 협력 높은 관심
삼성·LG-전자, SK-에너지 제재 완화 후 미래 경협 기대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단에 포함된 경제인들이 18일 인민문화궁전에서 열린 리용남 북한 내각부총리 면담에 참석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 평양·서울=공동취재단 임광복 강중모 기자】 평양 남북정상회담 특별수행원으로 4대그룹 총수가 동행하면서 대북제재 완화 후 미래 경협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4대그룹 총수를 비롯한 경제인 특별수행원들은 18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첫날 북측 경제를 지휘하는 리용남 내각부총리와 평양 중구역 인민문화궁전 111호에서 면담하고 미래 경협에 대해 논의했다.

■제재완화 대비 경협 큰그림

리 내각부총리는 "남측 경제에 명망 있는 여러분의 평양 방문을 환영한다"며 "오늘 처음 뵙지만 다 같은 경제인이고, 통일을 위한 또 평화 번영을 위한 지점이 같아 마치 구면인 것 같다"며 반갑게 인사했다.

북측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한 4대그룹 총수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 회장 등 유명 기업인과 북측과 관련 높은 업계에 관심을 드러냈다.


이 부회장은 "평양역 건너편 새로 지은 건물에 '과학중심 인재중심'이라고 써져 있었는데, 삼성의 기본경영 철학이 '기술중심 인재중심'"이라며 "세계 어디를 다녀도 한글로 써져 있는 것을 본 적이 없었는데, 한글을 경험하고 '이게 한민족이구나'라고 느꼈다. 이번 기회에 더 많이 알고, 신뢰관계를 쌓는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북측은 남북철도 협력에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오영식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남북관계가 개선되고 한반도 평화가 정착돼 철도도 연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하자 리 내각부총리는 "우리 북·남 관계 중 철도협력이 제일 중요하고 제일 큰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신한용 개성공단기업협회장은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가동이 빨리 재개되길 바란다며 간절한 마음을 드러냈다.

■제재완화 시 경협 속도 낼듯

비핵화 지연으로 미국이 대북제재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제재가 완화될 경우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철도·도로 연결 및 현대화 등 경협은 빨라질 것이란 기대다.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서울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이번 정상회담의 슬로건은 '평화, 새로운 미래'인 만큼 현실적으로 당장 가능한 영역보다 미래 가능성을 볼 필요가 있다"면서 "남북경협 문제는 멀리 보고 가능성을 열어둔다면 경제인들의 역할이 기대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방북한 경제인들은 북측의 경협관련 설명을 듣고 제재가 완화될 경우 사업을 빠르게 추진할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과거 북한에서 TV 등을 생산한 경험이 있어 제재완화 시 북측과 전자분야 등 다양한 사업이 기대되고 있다.

SK그룹은 에너지·통신분야의 강점을 앞세워 향후 휴대폰 시장을 비롯해 신경제지도 구상의 3대 벨트 중 환동해권(에너지·자원) 협력에 나설 수 있다.

조봉연 IBK경제연구소 부연구소장은 "북한은 과거와 달리 휴대폰 보급이 580만대, 장마당은 소규모를 포함하면 5000개가 넘을 정도"라며 "북한은 과학기술을 활용한 4차 산업혁명 등으로 빠른 시간 내 경제적으로 번영하겠다는 목표가 있어 제재완화 시 경협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용, 경제보좌관과 기내 대화 눈길

이처럼 북측과 미래의 그림을 그릴 4대그룹 총수를 비롯한 경제인들은 오전 출발 때부터 발걸음이 가벼웠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총수들은 이날 오전 8시께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서 비행기에 탑승하며 대화를 나눴다.

특히 이 부회장은 또 전용기 안에서 김현철 대통령 경제보좌관 옆자리로 이동해 대화해 관심을 끌었다.
이 부회장과 김 보좌관은 일본 게이오대에서 각각 경영학 석사(1995년), 경영학 박사(1996년) 학위를 받아 친분이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lkbms@fnnews.com 임광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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