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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진 의학전문기자의 청진기] 하루 1회 허벅지·팔 등에 피하주사.. 치료 편의성 높여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9.13 16:59

수정 2018.09.13 16:59

가텍스주 통한 단장증후군 치료
소장 50% 이상 소실 '단장증후군'.. 흡수장애·영양실조 일으키는 희귀질환
10시간 걸리던 '총정맥영양법' 대체 주목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이상훈 교수가 단장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이상훈 교수가 단장증후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단장증후군은 선천성 또는 생후 수술적 절제로 전체 소장의 50% 이상이 소실돼 흡수 장애와 영양실조를 일으키는 희귀질환입니다.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습니다. 건강한 성인의 소장 길이는 평균 6m이지만 단장증후군 환자의 소장 길이는 2m 이하로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합니다.

이 질환은 발병 유형에 따라 선천성과 후천성으로 구분합니다.
선천성 단장증후군은 11q24.1 염색체의 CLMP 유전자의 이상 때문에 발생합니다. 후천성 단장증후군은 괴사성 소장결장염, 장관 이상 회전증, 태변으로 인한 장폐색, 장관 탈장, 크론병 등의 선행 원인으로 인한 장관의 광범위한 외과적 절제술 후에 발생합니다.

희귀질환이므로 국내 단장증후군 환자 수는 정확하게 집계된 바가 없습니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외과 이상훈 교수는 13일 "단장증후군의 발생률이 인구 10만명 당 24.5명 수준임을 감안할 때 국내 환자 수가 1만 2000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지만 질병코드도 부여되지 않아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고 진단과 치료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양실조를 겪는 단장증후군 환자들에게는 필요한 영양분을 정맥영양주사를 통해 공급하는 총정맥영양법(TPN)을 실시합니다. 하지만 이 방법은 미량영양소의 결핍이 일어날 수 있고 삽입기 및 삽입 부위 감염으로 패혈증 및 혈전증 등의 유발 위험이 있습니다. 또 심부정맥으로 인한 혈전 폐색, 감염, 부종, 간부전 등과 같은 후유증도 초래할 수 있어 총정맥영양법을 장기간 진행할수록 환자들의 생존률이 감소한다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또 총정맥영양법(TPN)은 하루 10시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환자는 물론 가족들까지 정상적인 생활을 하기 어렵습니다.

이 교수는 "장기간의 총정맥영양법(TPN)이 필요한 단장증후군환자들은 경제적인 한계 때문에 대부분 가정에서 직접 실시할 수 밖에 없다"며 "사전 준비부터 후속 조치까지 매일 오랜시간에 걸쳐 여러단계들을 반복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시간 외 다른 생활을 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고 설명했습니다.

최근 새로운 단장증후군 치료 옵션으로 가텍스주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치료제는 장내 호르몬인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2의 유사체로 장내 분비세포의 GLP-2 수용체와 결합해 장내 흡수력을 증가시켜 체액과 영양소의 흡수율을 높입니다. 가텍스주의 일일 권장용량은 0.05mg/kg으로 1일 1회 환자의 허벅지, 팔 및 복부 사분면 등에 피하주사합니다.

실제 임상시험에서도 효과를 보였습니다.
비경구영양요법(PN)을 12개월 이상 지속한 8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총 24주간 절반인 43명의 환자에게 하루에 0.05mg/kg의 가텍스주를 투여하고 나머지 43명의 환자는 동 용량의 위약을 투여했습니다. 임상을 끝까지 완료한 가텍스주 투여군 39명 중 48.8%(21명)는 24주차에 일주일 중 하루 이상 비경구영양요법(PN) 요법이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증상이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위약군은 20.9%(9명) 정도에 그쳤습니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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