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노회찬 영결식 "꿈이었으면..더 강해지겠다" 끝내 터진 울음바다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7 15:30

수정 2018.07.27 15:30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2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고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의 영결식에서 시민들이 고인을 추모하며 헌화하고 있다.
"꿈이었으면 좋겠습니다."
27일 국회에서 엄수된 고(故) 노회찬 의원의 영결식장은 심상정 정의당 전 대표의 조사(弔詞) 낭독에 끝내 울음바다로 번졌다.

오전 10시 국회 정현관 앞에서 치러진 영결식은 여야 의원들과 전국 곳곳에서 모인 시민 추모객 3000여명이 무더위에도 끝까지 자리를 지키며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애도했다.

마련된 자리는 1000여석에 불과해 대부분의 시민들은 2시간 남짓한 시간을 내리쬐는 불볕 햇빛 아래에서 서서 엄수해야 했지만 대부분 끝까지 자리를 지켰다.


문희상 국회의장은 영결사에서 "정치의 본질이 못가진 자, 없는 자, 슬픈 자, 억압받는 자 편에 늘 서야 한다고 생각했던 당신은 정의로운 사람이었습니다"며 "한국 정치사에서 진보 정치와 생활 정치의 깃발을 세워 사회적 약자와 노동자, 서민의 버팀목이 돼 주었습니다"며 생전 노 의원의 모습을 회고했다.

이어 "당신은 항상 시대를 선구했고 진보정치의 상징이었습니다"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진 조사 낭독에서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노회찬 원내대표가 떠나자 많은 단체가 추모 성명을 냈습니다. 그들은 해고 노동자이고, 산재로 자식을 잃은 어미이자 아비였으며 장애인, 여성, 성소수자였습니다"며 "노회찬을 잃은 것은 그저 정치인 한명을 잃은 것이 아닙니다. 우리는 약자들의 삶을 바꿀 수 있는 민주주의의 가능성 하나를 상실했습니다"고 애통해했다.

이 대표는 "정의당은 약속드립니다. 조문 기간 백발 어르신께서 저의 손을 잡고 '정의당 안에서 노회찬을 반드시 부활시키라'고 당부하셨습니다"라며 "저와 정의당은 그 말씀을 마음에 새기고 반드시 지키겠습니다"고 다짐했다.

고인과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정치적 동지인 심상전 전 대표는 고 노 의원의 이름을 호명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이내 영결식장을 메우고 있던 묵직한 침묵이 깨지며 곳곳에선 참았던 오열들이 터져나왔다.

심 전 대표는 "쉬운 길을 놔두고 풍찬노숙의 길을 자임한 우리들이었기에, 수많은 고뇌와 상처들을 기꺼이 감당했던 당신이었다"며 "수 많은 패배로 점철됐던 진보정치의 역사에서 당신과 함께 좌절하고 함께 일어서며 견딜 수 있었다"며 생전 고인의 의로운 길을 회고했다.

그는 "그러나 이제 슬픔을 접으려 합니다. 깨끗하고 정의로운 정치를 위해 당신이 감당했던 천근만근 책임감을 온몸으로 받아 안을 것입니다"며 "당신이 목숨보다 아꼈던 진보정치, 정의당은 더 강해지겠습니다"라며 결의를 다졌다.

마지막 조사 낭독으로는 고인의 장조카인 노선덕 씨가 유족을 대표해 조사를 읽었다.

이후 유족들은 고인을 추모하러 온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건넸다.

대법원장과 여야 대표, 동료 의원들 순으로 헌화와 분향이 진행된 후 참석한 시민들이 불볕 더위에도 차례를 기다리며 헌화를 마쳤다.


한편 고인은 이날 오후 서울 원지동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된 후 장지인 경기도 남양주 마석 모란공원에 안치된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