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 40년 전 사라진 큰딸 선영이.. 꼭 살아있다 믿어요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23 17:01

수정 2018.07.23 17:01

1978년 11월 부천 소사동서 실종
당시 두 살배기 누가 데려갔다면 잘살고 있는지 확인 해보고 싶어
김선영씨(41·여)는 두 돌이 갓 지났을 무렵인 1978년 11월 26일 경기 부천시 소사동에서 실종됐다. 어머니 백씨는 평생 소원을 꼽자면 죽기 전 딸을 한 번만이라도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김선영씨(41·여)는 두 돌이 갓 지났을 무렵인 1978년 11월 26일 경기 부천시 소사동에서 실종됐다. 어머니 백씨는 평생 소원을 꼽자면 죽기 전 딸을 한 번만이라도 보는 것이라고 말한다.


"자식 잃은 부모가 어떻게 그 자식 생각을 잊겠어요. 죽기 전에 한 번이라도 보고 갔으면 하는 바람이죠"

김선영씨(41.여)의 어머니 백모씨는 딸을 잃은 40년 전 그 날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고 한다. 백씨의 평생 소원이라면 죽기 전에 선영이를 한 번만이라도 만나보는 것이다.


23일 경찰청과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선영씨는 1978년 11월 26일 경기 부천시 소사동에서 실종됐다. 당시 선영씨는 갓 두 돌을 넘은 어린 아이였다. 주홍색 상의에 빨간 루비 꽃바지를 입은 채 혼자 집 밖에서 놀고 있던 선영이는 어느 순간 백씨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백씨가 주변을 살펴봤지만 볼 수 있었던 것은 선영이가 타고 놀던 자전거와 신었던 신발 뿐이었다.

백씨는 동네 근처 사는 여성이 선영이와 놀면서 '선영이를 하루만 데리고 키우면 안 될까?'라고 말한 게 순간 생각났다. 혹시나 이 여성이 선영이를 데려갔을까 싶어 경찰에 신고했고 출동한 경찰관이 해당 여성이 사는 집을 수색했으나 별 소득이 없었다.

그 무렵 실종아동이 많았던 데다 폐쇄회로(CC)TV가 없어 경찰 수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 백씨의 설명이다. 게다가 그 때 백씨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두고 있어 거동이 불편한 상태였기에 아이 찾기의 골든타임을 놓쳤다며 지금도 후회하고 자책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선영이가 실종된 지 열흘이 지났을 무렵 둘째 아이가 태어난 뒤 백씨는 선영이를 찾기 위해 방송이나 신문 등의 매체도 활용했지만 선영이의 소식은 들을 수 없었다.

어느덧 실종된 지 4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요즘도 백씨는 단 하루라도 선영씨를 보고 싶은 마음에 기도를 한다. 백씨는 "저는 선영이가 살아있다고 믿으면서 산다.
만날 수 있으면 얼마나 좋고 행복할지.. 그야말로 축복 받은 것"이라고 했다. 이어 "만약 만날 수 있다면 내 새끼니까 끌어안고 울고 같이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면서 "만약 누가 선영이를 키워왔다면 뺏어올 수는 없고 잘 살고 있는지 확인 한 번 쯤은 해보고 싶다"고 토로했다.
백씨는 "자식 잃은 부모는 남한테 얘기도 못하고 가슴 안에 안고 살아가는 것" 이라며 "몸이 아플 때면 '이러다 내가 죽으면 영영 (선영이를) 못 보고 가는 것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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