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정책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18]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캐피탈 대표 "기관투자자들 블록체인 가치 인정, 나라마다 명확한 규제 정립 필요하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7.17 17:40

수정 2018.07.17 19:57

기조강연..이미 기관들 VC 통해 투자, 규제 만들어 불확실성 해소를
이용자들 불러 모을 수 있는 ‘킬러 앱’ 나와야 생태계 확장
[코리아 블록체인 위크 2018]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캐피탈 대표


"기관투자자들이 암호화폐에 투자하는 것은 이미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다. 정부와 기업들은 기관투자자들이 조금 더 편안하게 암호화폐에 투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 미국 월스트리트 출신으로 암호화폐 투자의 거물로 불리는 마이클 노보그라츠 갤럭시디지털캐피탈 대표가 전세계 기관투자자들의 암호화폐 투자는 거스를 수 없는 추세이기 때문에 각국 정부가 암호화폐공개(ICO)에 나서는 기업들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리아블록체인위크 2018(KBW 2018)' 메인행사로 17일 서울 동호로 신라호텔에서 열린 '비욘드블록서밋 서울'의 토크세션 연사로 나선 마이클 노보그라츠 대표는 "지금은 기관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상관에게 암호화폐에 투자하겠다고 적극적으로 어필하기 힘든 분위기인데 이같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명확한 규제를 세워야 한다"며 "전세계 은행시스템을 컨트롤하는 미국이 분명하게 ICO에 대한 규제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기관투자자들 블록체인이 인프라라는 점 깨달아"

그는 기관투자자들이 블록체인이 인터넷과 같은 인프라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강조했다. 그는"이미 기관들이 벤처캐피탈을 통해 투자에 참여하고 있으며, 조만간 ICO에도 직접 참여하게 될 것"이라며 "정부와 기업 등 생태계 참여자들이 협력하면서 관련 규제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한국의 사례를 예로 들었다. 정부가 암호화폐 거래를 금지하겠다고 발표하자, 많은 사람들이 청와대 등으로 몰려가 항의의 뜻을 전달한 것이 이미 암호화폐 생태계가 실생활에도 자리를 잡았다는 증거라는 것이다.

그는 "규제당국이 암호화폐에 대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본다"며 "당국도 귀를 열고 이런 목소리를 듣고 규제를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의 각국 정부의 행보가 못마땅하지만, 서서히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고 규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했다. 갑자기 잘 모르는 암호화폐가 이슈가 되니 일단 차단하는데만 주력했던 정부들이 이제는 적극적으로 조사하고, 업계의 얘기를 들으면서 규제를 만들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모든 규제 당국의 목표는 소비자를 보호하는 것이기 때문에 규제가 필요하다"며 "이제는 정부들도 블록체인과 암호화폐를 이해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기 때문에 향후 1년 안에는 명확한 규제가 정립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블록체인은 인프라, 이용자들은 기술 몰라도 된다"

아울러 그는 블록체인을 TV에 비교하며 이른바 '킬러 앱'이 등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용자들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들이 많이 등장해야 블록체인 생태계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TV를 보면서 TV가 나오게 되는 기술을 신경쓰지 않는 것처럼 블록체인 역시 인프라기 때문에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해 소비자들이 궁금해 하지 않는다"며 "블록체인 기반의 유용한 서비스가 등장하면 이용자들은 그게 블록체인이든 아니든 상관없이 많이 사용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이라도 바로 암호화폐에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다리기만 하면 암호화폐 투자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다만 그는 투자에 대한 원칙을 세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항상 저가에 사서 고가에 팔 수 있는 전략은 없기 때문에 투자의 원칙을 세우고, 끊임없이 공부하고 정보를 알아가야 한다"며 "기다리기만 하면 좋은 투자 기회를 놓칠수밖에 없으며, 암호화폐 투자에서는 얼리어답터가 수익을 얻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이해하고 조금이라도 지금 바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노보그라츠 대표는 '이더리움'의 단점을 극복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블록체인 프로젝트 '이오스'의 투자자로 잘 알려져 있다.
이오스는 21명의 블록생산자(BP)들이 주도하는 플랫폼으로 이더리움보다 더 빠른 정보처리속도로 다양한 분산애플리케이션(Dapp, 댑)이 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이제 막 첫걸음을 뗀 이오스가 향후 3~4개월간 안정적으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서 자리를 잡는다면 블록체인을 대표할 프로젝트로 손색이 없다고 본다"며 "몇개월 후에는 초당 5만건의 정보를 처리하는 수준까지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며, 그러면 다양한 댑들이 나올 수 있어 매력적인 프로젝트"라고 했다.


다만 그는 이오스와 같은 수많은 블록체인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는 만큼 이용자들의 선택에 따라 살아남는 프로젝트는 극소수에 그칠 것이라고 예상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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