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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주총 "주주가치 제고".. 이재용 부회장은 불참

권승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3.23 17:42

수정 2018.03.23 21:06

창사 첫 ‘결심’ 돋보여.. 액면분할 통해 ‘국민주’ 등극
CEO-이사회 의장 분리통해 독립성 확보.책임경영 강화
평택 반도체공장 정전 사고 중국 메모리 반도체 굴기 등
주주들 ‘경영현안’ 질문.. 삼성의 미래.현안 대처 지적
권오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권오현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이 23일 오전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제49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 등을 통해 이사회 중심의 책임경영에 속도를 낸다.

삼성전자는 23일 서울 서초대로 삼성전자 서초사옥 다목적홀에서 '제 4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사내.사외 이사진 신규 선임, 주식 액면분할 등의 안건을 의결했다.

권오현 삼성전자 종합기술원 회장은 이사회 의장으로서 이날 마지막 주총을 진행했다. 삼성전자의 초일류기업 도약을 이끌었던 권 회장, 윤부근 부회장, 신종균 부회장은 이번 주총을 끝으로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났다.
권 회장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정보기술(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새 출발할 때"라고 주주들에게 말했다. 지난 달 5일 석방된 이재용 부회장은 이날 정기주총에도 불참하면서 대외 활동을 여전히 자제하는 분위기였다.

■1주당 5000원→100원…'국민주'로 탈바꿈

이날 주주들은 삼성전자 보통주와 우선주의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100원으로 50분의 1 비율로 분할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액면분할로 삼성전자의 발행 주식 수는 기존 5억주에서 250억주로 늘어났다. 권 회장은 "삼성전자 주식은 금액이 높아서 소액주주들의 불만이 많았다"며 "코스피 평균 주식이 5만원 가량이므로 50대1로 분할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한 주주는 "어려운 결정을 해주신 것에 대해 소액주주로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신주권 상장 예정일은 5월 4일이다.

이날 이상훈 전 경영지원실장(사장), 고동진 무선(IM) 부문장,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됐다. 김종훈 키스위모바일 회장, 김선욱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박병국 서울대학교 전기.정보공학부 교수에 대한 사외이사 선임 안건도 원만하게 결의됐다.

특히, 삼성전자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키로 했다. 권 회장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이사회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권 회장 후임으로 이상훈 사장이 의장직을 맡게 됐다.

■주주들, 경영현안 질문 쏟아져

이날 주총에서는 주주들의 경영 현안 질문들도 이어졌다. 한 주주는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굴기에 대한 대응책을 물었다. 김기남 사장은 "최근 중국업체들이 전 반도체 부문에 진입하고 있고 중국 정부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산업은 기술장벽이 굉장히 높다"며 "단기간에 대규모의 투자만으로는 기술격차의 벽이 쉽게 축소되리라고 보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최근 평택 반도체공장 정전 사고에 대한 따끔한 질책도 나왔다. 평택공장은 2주 전 정전 사고로 인해 40여분간 공장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500억원 가량의 손실을 입었다.
김 사장은 "지난 35년 동안 물샐 틈 없는 망을 구성한다고 했는데도 미진한 부분이 있다"며 "반성해서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고동진 사장은 삼성전자가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한 자릿수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고전 중인 상황에 대해 "중국시장은 절대로 내수시장처럼 봐선 안되는 복잡한 시장"이라며 "현지의 유통이나 상관습들을 간과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갤럭시S9과 같이 최근 출시된 플래그십 모델들은 시장점유율이 두 자릿수에 근접하고 있다"며 "조금만 기달려달라"고 말했다.

ktop@fnnews.com 권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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