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잃어버린 가족찾기] "모르는 길은 무작정 앞으로 가더니…" 애타는 가족들

박준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8.02.19 19:42

수정 2018.02.19 19:42

2014년 6월 군산서 실종된 강승영씨.. 軍 근무하던중 정신분열 증세로 제대.. 군산시외버스터미널 주변 배회 습관
집 전화번호는 또렷이 기억하고 있어
2014년 6월 28일 전북 군산시에서 사라진 강승영씨(실종 당시 36세).
2014년 6월 28일 전북 군산시에서 사라진 강승영씨(실종 당시 36세).

"정신장애를 가진 후로 군산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을 배회하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모르는 길이 나오면 무작정 앞으로 나가곤 했는데 너무 멀리 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19일 경찰청과 중앙입양원 실종아동전문기관에 따르면 전북 군산시에 사는 강모씨가 4년 전 잃어버린 동생 승영씨(실종 당시 36세)를 찾고 있다.

2남1녀 중 차남이던 승영씨는 군입대후 보병 7사단에서 근무하다 정신분열 증세로 의가사 제대를 했다. 승영씨는 정신지체 2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고 이후 승영씨 가족은 승영씨가 없어질까 전전긍긍하며 살았다. 승영씨가 종종 사라졌기 때문이다.

정신장애를 앓게 된 후 승영씨는 군산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을 배회하는 습관이 생겼고 모르는 길이 나오면 무작정 직진으로 걷기도 했다.
승영씨가 사라진 지 이틀 만에 전북 익산시에서 찾은 적도 있고, 군산의 끝인 오식도의 현대중공업 경비실 직원이 주변을 배회하던 승영씨를 발견, 집에 전화를 걸어줘 찾은 적도 있다.

다행히 2차례 모두 승영씨가 집 전화번호를 또렷이 기억하고 있어 별일 없이 넘어갔지만 부모와 가족의 마음은 타들어갔다. 승영씨의 형 강씨는 "승영이가 군산시외버스터미널 주변을 배회하는 습관이 있었다"며 "두 번 모두 승영이가 모르는 길이 나와 가다보니 그곳까지 갔다고 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4년 전인 2014년 6월 28일 가족의 우려는 결국 현실이 됐다. 군산에서 부모와 함께 지내던 승영씨가 집에서 나간 뒤 실종된 것이다.

강씨는 다음날 군산경찰서에 실종 신고를 했으나 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이후 사진과 함께 전단도 돌리고 현수막도 걸었지만 동생의 소식은 감감무소식이었다.

그렇게 세월이 흘러 4년이 지났고 승영씨는 40세가 됐다.
강씨는 "모르는 길이 나오면 무작정 앞으로 나가는 습관을 가진 승영이가 너무 멀리 가지나 않았을까 싶다"며 "모르는 길을 걸어갔을 것 같은데 무사히 돌아와 주기만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씨는 키 165㎝, 체중 55㎏에 보통 체격이다.
실종 당시 검정색 짧은 머리에 녹색 민무늬 반팔 티셔츠와 검정색 면 반바지를 입고 있었다.

jun@fnnews.com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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