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교육일반

캠퍼스는 ‘조용한 애도중’.. 봄 축제 대신 추모·모금운동

김병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4.04.22 17:50

수정 2014.10.28 04:54

여객선 세월호 침몰 사고로 온 국민이 시름에 빠진 가운데 봄 축제 시즌을 앞둔 대학가도 예정됐던 축제나 단체행사를 취소하거나 축소하는 등 애도분위기에 동참하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대학들은 5월로 예정된 축제를 예년과 달리 조용한 분위기에서 치른다는 계획이다. 한 대학 관계자는 "사회적 충격이 작지 않기 때문에 대학가도 분위기가 많이 가라앉아 있다"고 말했다.

22일 대학가에는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학생들에 대한 추모 열기가 확산되는 가운데 자칫 분위기를 흩트릴 수 있는 행사들은 취소하고 불가피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는 행사들은 축소하는 모습이다. 통상적으로 4월 말은 대학들마다 중간고사를 마치고 봄 축제를 준비하거나 각종 이벤트성 행사에 나서는 시기지만 올해는 이 같은 움직임이 대폭 줄어들었다.

오는 5월 8일 개교 108주년을 맞는 동국대는 연예인 홍보대사 위촉식을 잠정 연기했으며 개교기념 교직원 체육대회는 취소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불교 사상에 뿌리를 둔 대학이니만큼 개교 108주년을 맞는 의미가 크지만 동문에서 희생자(고 최혜정 단원고 교사·역사교육)가 나오는 등 무거운 상황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동국대 총학생회에서도 올해 봄 축제 취소를 결정했다.

고 남윤철 교사의 모교인 국민대도 5월에 예정돼 있던 학생회 주관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국민대 관계자는 "축제뿐만 아니라 성년의 날 행사, 전통놀이 체험 등이 모두 취소됐다"면서 "고 남윤철 동문의 분향소에는 학생들뿐만 아니라 졸업생들까지 찾아와 조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남윤철 교사의 분향소는 이번주 금요일까지 운영할 예정이다.

내달 9일 서울 재건 6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행사를 준비했던 숭실대는 사전행사로 준비했던 바자와 토크콘서트를 취소했다. 숭실대 관계자는 "전 국민적인 추도 분위기 속에서 60주년 행사도 조용히 치를 예정"이라며 "동아리 차원에서 준비했던 축제도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희생자·실종자 가족을 위한 모금운동에 나선 대학들도 있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 가족을 위한 모금운동을 25일까지 온·오프라인에서 진행해 '중앙대학교 학생일동' 명의로 전달할 예정이다.

단원고와 같은 지역인 안산에 위치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도 조용히 애도에 동참했다. 에리카캠퍼스 총학생회는 다음달 12~14일로 예정돼 있던 봄 축제 취소를 결정했고 대학 측은 단원고 학생들에 대한 심리치료와 각종 봉사활동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특히 학생회 차원에서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모금운동도 검토 중이다.

이 밖에 이화여대와 숙명여대에서 모금운동이 진행되고 있고 성균관대, 한양대 서울캠퍼스 등 전국 주요대학들도 봄 축제를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지역 대학 관계자는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들도 회식이나 모임을 자제하는 분위기"라며 "당분간은 이처럼 조심하는 모습이 유지될 것 같다"고 말했다.

cynical73@fnnews.com 김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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