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청와대

윤석열 들었다 놨다 국회 비판까지…文대통령 곳곳 '뼈있는' 답변

뉴스1

입력 2020.01.14 19:28

수정 2020.01.14 19:28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14/뉴스1
문재인 대통령이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2020년 신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1.14/뉴스1

(서울=뉴스1) 조소영 기자 = "당장 내일의 성과만 바라보고 외교를 하는 것은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가진 신년기자회견에서 이같은 '외교론'을 내놨다. 외교분야에 관한 여러 질문 끝, 마지막으로 받은 외교·안보 관련 질문에서였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및 방위비분담금 압박에 관한 견해를 말해달라는 데에 "외교는 눈에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다"라며 "1년 후, 2년 후 긴 미래를 바라보면서 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만을 바라본다", "한미동맹이 흔들린다"는 보수층의 평을 겨냥한 언중유골(言中有骨)의 언급을 내놓은 셈이다.

문 대통령은 이에 앞서 검찰개혁에 대해 답변하면서는 검찰개혁과 검찰의 청와대 수사를 연계시키지 말아달라는 말도 했다. 문 대통령은 "검찰개혁은 정부 출범 이후 꾸준하게 진행해온 작업이고 청와대에 대한 수사는 오히려 그 이후 끼어든 과정에 불과하다"며 "두 가지를 결부시켜 생각해주지 말아달라"고 했다.

근래 법무부가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에 있어 윤석열 검찰총장의 팔다리가 다 잘렸다는 평이 나오는 데에도 "수사권은 검찰에 있지만 인사권은 장관과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윤 총장을 향해 '지적을 담은 당부'도 했다. 문 대통령은 최근 윤 총장이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인사 프로세스에 따르지 않았음을 꼬집으면서도 "그 한 건으로 윤 총장을 평가하고 싶지 않다"며 앞으로 검찰 조직문화, 수사 관행을 고쳐나가는 일에 앞장선다면 "국민들로부터 훨씬 더 많은 신뢰를 받을 것이라 믿는다"고 했다.

107분간 진행된 이날 신년기자회견은 지난 두 번의 회견에 비해 문 대통령의 답변 위주로, 더 밀도있게 흘러가는 듯한 인상을 줬다. 문 대통령은 "이왕 이야기가 나온김에 조금 더 말씀드리면"과 같이 답변을 상세하게 할뿐만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모두 담아 언급했다.

대표적으로 앞서 언급된 검찰개혁에 대한 의지, 윤 총장을 향한 쓴소리는 물론 문 대통령은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태에 대해선 국민들에게 "송구하다"면서도 조국의 존재를 다시 일으켜 세웠다.

문 대통령은 "그분의 유무죄는 수사나 재판 과정을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그 결과와 무관하게 조 전 장관이 겪었던 고초만으로도 저는 아주 크게 마음의 빚을 졌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여전한 신뢰를 공개적으로 드러낸 것이다.

사실상 야당을 겨냥한 비판도 내놨다. 문 대통령은 "정치권이 앞장서서 국민들을 분열시키고 갈등을 조장하는 것은 정말 옳지 못하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총선을 통해 그런 정치문화가 달라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또한 야당을 향한 서운함을 공개적으로 토로한 셈이다.


결국 문 대통령의 이날 회견은 집권 4년차 국정운영 또한 기존 기조를 바탕으로 '뚜벅뚜벅' 흘러갈 것임을 시사했다는 평이다. 문 대통령은 "부동산 투기를 잡고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정부의 의지는 확고하다는 말씀을 다시 한 번 드린다"고 했다.
최근 기업은행장에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임명돼 노조와 시민사회단체에서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이 있다는 데에는 기업은행은 국책은행이라고 일축하고 "경력 면에서 전혀 미달되는 바가 없는데 내부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비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꼬집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