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검찰·법원

‘적폐청산‘ 이유로 강화한 직접수사, 靑겨냥하자 대폭 축소

조상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20.01.13 20:34

수정 2020.01.13 20:34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출처=뉴시스/NEWSIS)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법무부가 반부패수사부와 공공수사부 등 주로 직접수사를 담당하는 검찰 조직 13곳을 형사부와 공판부로 전환하기로 했다.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등 청와대를 겨냥한 수사팀을 해체하기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가운데 한 현직 검사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8일 단행한 검찰 고위급 인사를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靑선거개입·조국 의혹 수사부 축소
법무부는 검찰 직접수사를 줄이고 민생사건 수사와 공소 유지에 집중하기 위해 검찰 조직 개편을 추진한다고 13일 밝혔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가족비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는 현행 4곳에서 2곳으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공공수사부(옛 공안부)도 3곳에서 2곳으로 각각 축소된다. 공공수사부는 서울중앙(2곳)·인천·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지검 등 7개 거점 검찰청에 8개 부서만 남기고 5곳은 폐지한다.


외사부는 인천·부산지검에만 남기고 서울중앙지검의 외사부는 형사부로 전환한다. 서울중앙지검 총무부 역시 공판부로 바뀐다.

현 정부가 수사 전문성을 높인다는 명분으로 만들었던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과학기술범죄수사부와 서울서부지검 식품의약조사부 등 3곳도 형사부로 바꾼다. 조세·과학기술 사건은 각각 서울북부지검과 서울동부지검이 중점검찰청으로 지정돼 전담할 계획이다.

비직제인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도 공판부로 전환된다. 기존 사건은 같은 검찰청 금융조사1·2부로 재배당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폐지되는 13개 부서 가운데 10곳을 형사부로, 3곳은 공판부로 운영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대통령령인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靑수사팀 해체 반대 청원 16만명
검찰 안팎에선 조국 전 민정수석 당시 전 정권 인사들을 겨냥한 이른바 ‘적폐청산’ 수사 당시 서울중앙지검 4차장을 신설하는 등 직접수사 강화를 꾀했던 정부가 정권비리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민생’을 명분으로 검찰을 ‘토사구팽’ 한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거세다.

검사장 출신의 법조인은 “집권 초기 ‘적폐청산’을 한답시고 특수수사에 검찰 수사력을 집중시키더이 이제 자신들에게 칼을 겨누니 괘씸한 듯 인사 및 직제개편 등을 가장해 노골적으로 수사방해를 하고 있다”며 “진행중인 수사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추후 재수사 및 직권남용이나 직무유기 등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한편 "윤석열 수사팀을 해체하지 말라"는 내용의 청와대 국민청원은 일주일 새 16만명이 넘는 동의를 얻는 등 검찰 인사를 둘러싼 후폭풍은 커지는 점차 거세지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정모 검사(53·사법연수원 31기)는 이날 오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글을 올려 추 장관의 지난주 검사장 인사와 관련해 "특정 사건 수사 담당자를 찍어내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고 정면 비판했다.

mountjo@fnnews.com 조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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