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춘재보다 경찰에게 분노"..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유가족 청원

입력 2020.01.08 17:50수정 2020.01.08 17:54
"실종 처리하기 위해 경찰이 허위 조서 꾸며" 
"이춘재보다 경찰에게 분노"..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 유가족 청원 [헉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캡쳐]

[파이낸셜뉴스] 연쇄살인사건 피의자 이춘재(56)가 자신의 범행이라고 자백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유가족 측이 진실규명을 촉구하는 청원글을 올렸다.

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경찰이 은폐한 30년, 이춘재 화성 초등생 살인사건의 진실을 밝혀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지난 1989년 7월 발생한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의 피해자인 A양의 오빠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최근 경찰이 30년 전 이춘재가 살해한 제 동생의 시신과 옷가지를 발견하고도 손수 삽으로 묻어 은폐하고, 동생이 단순 실종된 것처럼 아버지와 사촌의 진술조서까지 허위로 작성하는 등 수사기록을 조작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운을 뗐다.

청원인은 지난 2019년 10월 이춘재가 자신이 저지른 연쇄 살인사건을 자백했을 당시 자신의 동생도 살해당했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989년 12월 동네 야산에서 동생의 유류품이 발견됐는데 당시 주민들이 '경찰이 야산 아래 있는 다른 경찰에게 삽을 가져오라고 지시하는 무전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동생을 실종 처리하기 위해 경찰들이 적극적으로 허위 조서를 꾸몄다"고 울분을 토했다.

청원인은 "당시 경찰은 아버지와 사촌을 조사했던 것처럼 진술조서를 만들고 막도장과 손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아버지와 사촌은 경찰에 조사를 받은적도, 진술조서에 도장을 찍은 기억도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8차 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윤씨를 붙잡아 수사를 마무리했는데, 동생의 시신이 발견되며 수사 결과를 뒤집는 것에 부담을 느낀 경찰이 사건을 덮기로 결정한 것 같다는 것이 청원인의 주장이다.

그는 "저희 가족은 이춘재만큼이나, 아니 이춘재보다 더욱 당시 경찰에게 분노를 느낀다"며 "그들은 연쇄살인마 이춘재의 공범이자 그보다 더한 범죄자들로 반드시 죗값을 치러야 한다"고 호소했다.


화성 초등생 실종사건은 지난 1989년 7월 7일 화성군 태안읍에서 수업을 마치고 귀가 중이던 A양이 실종된 사건이다.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의 수사본부인 경기남부지방경찰청은 지난 12월 17일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형사계장 등 2명을 사체은닉 및 증거인멸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 사건의 공소시효가 이미 만료돼 강제 수사 뿐만 아니라 형사처벌도 불가능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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