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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희의 취업 에세이] 은퇴한 운동선수들, 노동시장에선 팔팔한 현역

(111) 중소기업에 필요한 은퇴선수
[장욱희의 취업 에세이] 은퇴한 운동선수들, 노동시장에선 팔팔한 현역

보통 신입사원들이 가장 많이 퇴사하는 시기는 입사 후 평균 1년 미만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시기는 통상 기업에서 신입사원을 가르치고 훈련하는 기간에 해당된다. 이제 조금 업무에 투입해 역량 발휘를 기대할 때 상당수가 회사를 떠나는 셈이어서 기업은 손실이 크다.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우리는 실력자보다 오래 일할 사람이 필요하다", "일이야 얼마든지 가르치면 된다"고 말한다. 실무를 담당하는 인사담당자들 이야기도 비슷했다. 기업에서는 업무를 대하는 자세, 지구력과 끈기를 공통적으로 요구했다.

이에 필자는 얼마 전 만난 운동선수들이 생각났다. 운동선수들은 목표를 정하고 열심히 뛰려는 자세가 돼 있다. 실패를 거듭해도 끝까지 도전한다. 건강한 체력과 정신으로 무장돼 있다. 다만 기업이나 노동시장, 직업 세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편이다. 그들과 이야기하는 도중 인력난을 겪고 있는 괜찮은 중소기업이 상당수 있다고 했더니 관심을 보였다.

2030 세대인 운동선수들은 은퇴라는 단어가 두렵다고 했다. 운동선수 대부분은 은퇴 시기가 빠르다. 아직 젊지만 뭘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은퇴 전에 노동시장에서 필요한 교육훈련을 받겠냐는 질문에 상당수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한편으로는 두렵다고 했다. 회사에 입사해 혹시나 기업에 피해를 줄까봐 겁난다는 것이다.

은퇴선수들은 일반 청년들이 준비하는 스펙을 갖추지 못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 작성 부분도 깊이 있게 고민해 보지 못했다. 면접은 더더욱 경험이 없다. 노동시장에서 무엇을 요구하는지 정확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한 전기 업체 부사장은 "우리 같은 중견기업에서 은퇴선수에 대해 적극적으로 관심을 두고 채용해 우수 인재로 육성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
은퇴선수들은 우수한 잠재력을 보유한 청년이다. 다만 노동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기초 기술과 역량 개발이 전제돼야 한다. 끈기와 인내심으로 무장한 은퇴선수들이 노동시장으로 진입하는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할 때다.

혹시 아는가? 한 중소기업에서 은퇴선수와 함께 일해보니 만족도가 높아지고 채용을 확대하게 된다면 언젠가는 실업팀도 보유할 수 있지 않을까.

취업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