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자동차-업계·정책

르노삼성·한국GM ‘노조 경고등’

성초롱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0 18:05

수정 2019.12.10 18:05

르노삼성 파업 찬반투표 예고
한국GM은 강성 위원장 선출
두 회사 생산량 반토막 나며
韓 연간 400만대 생산 위협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GM이 '노조 리스크'에 또 다시 발목이 잡힐 상황에 처했다. 르노삼성 노조는 6개월만에 파업 재개 움직임을 보이고, 강성 성향의 노조 위원장이 선출된 한국GM도 협상에서 난항이 예고되면서다. 한때 국내 생산 약 100만대를 책임졌던 르노삼성과 한국GM이 노조갈등으로 발목이 잡히면서 한국 자동차산업까지 위협받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부산지방노동위원회는 르노삼성 노조가 신청한 쟁의행위 조정 신청에 대해 조정 중지 결정을 내렸다. 이에 르노삼성 노조는 노조원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찬반투표 결과에 따라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 파업권을 확보하게 됐다.

앞서 르노삼성은 9일 쟁의행위 조정을 지방노동위원회가 아닌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그럼에도 부산지노위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리자 회사 측은 이날 지방노동위 결정에 대해 효력 정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회사는 "앞서 제기한 행정소송에 대한 결과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는 입장이다.

우선 노조는 찬반투표에서 파업이 가결되면 대의원대회를 열고 파업 수위와 일정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노조가 실제 파업을 단행하면 이미 올해 상반기 노조 파업으로 생산에 차질을 겪은 르노삼성은 또 다시 생산 감소를 피하기 어렵게 될 전망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지난달 QM6 인기 등으로 특근까지 진행하며 가까스로 판매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파업은 다시 회사를 위기로 밀어넣게 될 것"이라며 "내년 신규 물량 배정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1교대 전환에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해 군산공장 폐쇄 이후 노사갈등 구도가 이어지고 있는 한국GM도 올해 임금협상에 제동이 걸리며 '폭풍전야'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특히 이달 초 차기 노조 선거에서 강성 성향의 김성갑 후보가 신임 지부장으로 선출되면서 향후 노사 협상에서 난항이 예상된다. 이르면 내년 1월 재개될 올해 임협에 앞서 최근엔 창원공장 1교대 전환을 두고 노사간 이견을 좁히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르노삼성과 한국GM의 노사갈등이 한국 자동차산업 위기의 불씨가 될 수 있는 점이다.

르노삼성의 올해 10월까지 누적 생산은 13만7472대로 전년 동기대비 24.7%나 축소됐다. 이대로라면 르노삼성의 올해 연간 생산은 2015년 이후 처음 20만대를 밑돌게 된다. 한국GM도 같은 기간 8.0% 줄어든 34만1821대를 생산했다.


지난 2012년 이들 회사의 생산량은 총 93만9648대로 국내 전체 생산량의 20% 이상을 차지했었다. 하지만 올해 두 회사의 총 생산량은 50만대 수준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갈등이 한국 자동차산업 생태계 유지를 위한 마지노선인 연간 400만대 생산을 무너뜨릴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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