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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우중, 세계경영의 길 열고 떠나다[김우중 前 회장 별세]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0 17:52

수정 2019.12.10 17:52

前 대우회장 향년 83세로 별세
1년간 투병… 연명치료는 거부
유언 없이 소박한 장례/'세계경영의 신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향년 83세로 지난 9일 늦은 저녁 영면했다. 10일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재계 인사와 대우그룹 출신 직원들, 정·관계 인사 등 수많은 사람이 찾아 고인을 기렸다. 고 김 회장은 1967년 대우실업을 창업한 후 대우를 재계 순위 2위 그룹으로 키운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지닌 기업인이었다. 사진=김범석 기자
유언 없이 소박한 장례/'세계경영의 신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향년 83세로 지난 9일 늦은 저녁 영면했다. 10일 경기 수원 아주대병원에 마련된 빈소에는 재계 인사와 대우그룹 출신 직원들, 정·관계 인사 등 수많은 사람이 찾아 고인을 기렸다. 고 김 회장은 1967년 대우실업을 창업한 후 대우를 재계 순위 2위 그룹으로 키운 불도저 같은 추진력을 지닌 기업인이었다.
사진=김범석 기자
'세계경영의 신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향년 83세로 영면했다.

사단법인 대우세계경영연구회 관계자는 10일 "김 전 회장이 9일 밤 11시50분 숙환으로 별세했다"며 "김 전 회장이 수원 아주대병원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영면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김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건강이 악화돼 1년여간 투병생활을 해왔다. 다만, 고인은 평소 연명치료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경영 신화'의 몰락 이후 주로 베트남에서 지내던 김 전 회장은 지난해 말 건강 악화로 귀국했다.

1936년 대구에서 태어난 김 전 회장은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인이었지만 외환위기 직후 대우그룹 부실경영으로 사법처리까지 받는 등 파란만장한 일생을 살았다. 김 전 회장은 6·25전쟁으로 부친이 납북된 이후 서울로 올라와 당시 명문학교인 경기중과 경기고를 나왔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66년까지 섬유회사인 한성실업에서 일하다 만 31세인 1967년 자본금 500만원, 직원 5명으로 대우실업을 창업했다.

45세 때인 1981년에는 대우그룹 회장에 올라 '세계경영'을 기치로 내걸고 그룹을 확장했다. 1999년 그룹 해체 직전까지 자산규모 기준으로 현대에 이어 국내 2위로 일군 대표적인 1세대 기업인이다. 1990년대 해외시장 개척에 주력해 '신흥국 출신 최대의 다국적기업'으로 대우를 성장시켰다.
해체 직전인 1998년 대우의 수출액은 186억달러로 당시 한국 총 수출액(1323억달러)의 14%를 차지하기도 했다. 고인이 1989년 출간한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에세이집은 6개월 만에 100만부를 돌파하는 등 청년층의 필독서였다.


장례는 고인의 유지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졌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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