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에이프로젠의 이번 쾌거를 두 가지 관점에서 주목한다. 우선 '유니콘 두자릿수 시대'가 활짝 열렸다는 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6개에 불과했던 유니콘기업이 올해 11개로 늘어나면서 '제2의 벤처붐' 조성에 탄력이 붙고 있는 분위기다. 과거 유니콘기업 1곳을 배출하는 데 1년 이상 걸렸던 것에 비하면 기업 성장속도가 빨라졌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에이프로젠의 이번 등극으로 우리는 미국(210개사),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에 이어 독일과 함께 세계 다섯번째로 유니콘기업을 많이 보유한 나라가 됐다.
또 하나 주목할 것은 플랫폼과 O2O(온·오프라인 연계)에 집중됐던 국내 유니콘이 바이오산업까지 지평을 넓혔다는 점이다. 주지하다시피 바이오산업은 미래 성장성이 매우 큰 분야로 손꼽힌다. 글로벌 바이오 시장 규모는 약 1500조원으로 반도체(약 457조원)나 자동차(약 600조원)보다도 덩치가 훨씬 크다. 정부가 시스템반도체, 미래자동차와 함께 바이오헬스를 3대 혁신산업의 하나로 집중 육성하는 이유다.
유니콘기업은 한 국가의 미래를 가늠할 수 있는 희망의 등불이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오는 2022년 유니콘기업이 20개까지 늘어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박 장관이 밝힌 목표가 구두선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무엇보다 기업이 마음놓고 사업을 펼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시급하다. 혁신이 자리잡을 수 없는 곳에선 유니콘기업의 탄생을 기대하기 어렵다. 정부가 혁신 벤처기업의 액셀러레이터(촉진자)가 되길 바란다.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