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중 경제지표, 무역협상 명운 가른다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10 14:40

수정 2019.12.10 14:40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베이징=조창원 특파원】미중간 무역협상의 최대 승부처는 양국의 경제체력에서 갈릴 전망이다.

미중 1단계 무역협상을 둘러싼 양국간 힘겨루기가 진행되는 가운데 양국의 주요 경제지표들이 희비쌍곡선을 그리고 있다. 중국의 주요 생산·소비 지표들이 하락세를 면치 못한 반면 미국의 고용률 지표는 호황세를 보이고 있다. 경제력에 따라 협상의 양보 수위와 최종 타결 여부가 좌우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월 중국 주요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악화일로를 걷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중국 국가통계국에 따르면 11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 하락했다.
이로써 중국의 월간 PPI 상승률은 다섯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제조업 등 분야의 활력을 나타내는 경기 선행 지표 중 하나인 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내는 것은 통상 디플레이션의 전조로 해석된다. 경기가 전반적으로 식으면서 생산감소와 실업증가라는 악순환을 낳게 된다. 중국은 지난 2012년 3월부터 2016년 8월까지 54개월 연속 P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반면,소비자물가지수는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1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지난해 같은 기긴보다 4.5% 상승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4.3%를 소폭 웃돈 것으로 2012년 1월 이후 약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비항목들이 전반적으로 안정세를 나타냈지만 서민 생활과 밀접한 식품류 가격이 무려 19.1% 급등한 게 CPI 상승을 이끌었다.

이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 여파로 11월 돼지고기 가격이 작년 같은 달보다 110.2%나 올랐기 때문이다.

중국 경제의 주요 기둥인 생산과 소비 지표가 악화된 가운데 중국의 수출입 동향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11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대비 1.1% 하락했다.이로써 중국이 수출은 4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통상 11월엔 연말 특수로 인해 높은 수치를 보이지만 올해는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시장 전망치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물가는 높아지고 생산동력을 떨어지면서 물가관리와 경기부양간 엇박자 현상이 심화되는 모양새다. 이에 중국 정부가 1단계 무역협상에 적극 나서 경기침체의 돌파구 확보에 적극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반면, 중국과의 무역관세 탓에 부메랑을 맞을 것으로 관측됐던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는 순항중이다. 대표적으로최근 미국 고용지표가 깜짝 수치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11월 비농업 일자리는 26만6000개 증가했다. 지난 10월(15만6천개)보다 압도적으로 늘어난 데다 전문가들의 예상치(18만7000개)도 크게 웃도는 수치다. 고용 훈풍이 불면서 11월 실업률은 3.5%로 전달(3.6%)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1969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미국에서 3%대의 실업률은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로 평가된다.

미국은 이같은 경제지표를 바탕으로 중국과 무역협상에서 다소 유리한 위치에 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산 제품 1560억 달러(180조원)에 대한 15%의 추가관세 카드를 쥐고 오는 15일까지 강온 양면 전략을 구사할 전망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