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한명이 아이디 26개로 1만회 재생.. 음원 사재기 제보해도 적발은 0건

이진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9 18:18

수정 2019.12.09 18:18

한콘진·문체부 대응 마련한다지만
음악인들은 실시간 차트 폐지 요구
홍세희 지니뮤직 본부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뉴스1
홍세희 지니뮤직 본부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세종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세미나'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뉴스1
가요계에서 음원 사재기로 차트 순위를 조작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정부는 신고 창구와 청취 패턴을 파악하는 방식으로 의혹 파악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음원 사재기란 멜론 등 주요 음원 사이트 차트에 올리기 위해 특정 음원을 인위적으로 반복 재생하는 행위를 일컫는다.

■신고창구 마련…적발건수 '0'

9일 한국콘텐츠진흥원(한콘진)에 따르면 한콘진은 지난 8월부터 음원 사재기 근절을 위해 콘텐츠공정상생센터에 음원 사재기 신고창구를 마련했지만 아직까지 적발 건수는 단 한 건도 없는 상태다.


한콘진은 최근 비정상 음원 재생 패턴을 포착했다는 제보를 받고 진위파악에 나섰다. '한 사람이 26개의 아이디로 단 시간에 1만 회 가량 음원을 재생했다'는 내용이다. 한콘진은 음원 사재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인 청취율 조사' 도입에 대한 법률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청취율 조사는 사재기 의심 IP와 특정 음원사이트 접속 아이디를 추적해 청취 패턴 등을 조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매크로나 기계를 활용한 불법 사재기 여부를 효과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기존 음원 사재기 분석 방식은 음원 순위 급상승 패턴 등 간접적인 정황만을 보고 판단하기 때문에 사실상 사재기 적발에 어렵다. 이 때문에 2013년 SM·YG·JYP엔터테인먼트 등 대형 엔터테인먼트 회사들은 "음원 사재기 행위를 조사해 달라"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지만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됐다.

한콘진은 이날 서울 종로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온라인 음원차트와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 공정성 세미나'를 개최하고 음원사재기 예방 및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의 공정 환경 조성 방안 등을 논의했다.

■"실시간 차트 폐지하라"

음원 사재기 논란은 구체적인 물증이 없는 탓에 '의혹'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한콘진 뿐만 아니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도 내년 5월까지 구체적인 이슈 대응 매뉴얼을 마련키로 했다.

문체부는 매뉴얼에서 음원 사재기 관련 명확한 행동지침과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따라 음원 사재기 의심이 된다고 판단될 때는 수사 의뢰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음원서비스 사업자에게 요청할 자료와 업무 절차를 명확히 정할 예정"이라며 "사재기 여부를 판단할 심의기구와 시스템 구축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음악인들은 음원 사재기 방지를 위해 '실시간 차트' 폐지 등을 요구했다.
한국음악레이블산업협회는 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를 통해 "지금까지 수많은 가수와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K-POP 시장이 온갖 조작으로 인해 창피해지고 있다"며 "실시간 음원차트 폐지와 철저한 조사로 불법행위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beruf@fnnews.com 이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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