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한미 정상 30분간 통화.. "한반도 상황 엄중"

김은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7 16:53

수정 2019.12.07 16:53

[파이낸셜뉴스] 북한이 고체 연료를 쓰는 대륙간 탄도 미사일(ICBM)을 준비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북한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서 미사일 엔진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는 분석도 함께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7일 오전 11시부터 30분 동안 통화를 갖고 북한 동향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두 정상은 최근 한반도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하고, 북미 간 비핵화 협상의 조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대화 모멘텀이 유지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고민정 대변인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통화를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이 최근 북한의 움직임과 관련해 문 대통령에게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기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미 CNN 방송은 지난 5일(현지시각) "북한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전에 없던 움직임이 보인다"며 "북한이 인공위성이나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쏘아 올리기 위한 엔진 연소 실험을 재개하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우리 군 당국도 동창리 엔진 실험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6일 "관련 시설을 한미 간 긴밀한 공조 하에 정찰·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군 역시 대북 정찰을 강화하고 있다. 미군 정찰기인 RC-135S 코브라볼(콜사인 타미09)과 RC-135V 리벳조인트(콜사인 토라24)가 6일 한반도 상공을 비행했다. 미군이 동창리 엔진 실험장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처럼 우리 군과 미군, 미국 언론까지 동창리를 주시하는 이유는 이 활동이 지난해 6월 북미 정상회담과 9월 남북 정상회담의 대표적인 성과인 '동창리 시설 영구 폐쇄 약속'을 깨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번 움직임이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 미사일 개발을 위한 실험일 수 있다는 점은 더 우려스럽다. 그간 우리 정부는 북한이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 미사일 기술을 확보하지는 못했다고 봐왔다. 액체 연료 대신 고체 연료를 쓰면 연료 주입 과정이 필요 없어 시간을 단축할 수 있으며 이동식 발사가 가능해진다. 또 고체 연료는 위험하고 부식을 일으키는 액체 연료보다 오랫동안 미사일 내부에 보관할 수 있다.

고체 연료는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TEL)를 둘러싼 최근 논란과 직결돼있다. 진정한 의미의 이동식 발사를 위해선 고체 연료를 써야 하는데, 우리 정부는 발사 전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일으켜 세운 후 액체 연료를 주입해야 하는 수준이라며 현 시점에서 북한이 이동식 발사를 하지 못한다고 설명해왔다.
하지만 그간 북한은 고체 연료 대륙간 탄도 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해왔다.

happyny777@fnnews.com 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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