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사설

[fn사설] 연금개혁 나선 佛 마크롱, 국가 우선 리더십이 부럽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6 17:15

수정 2019.12.06 17:15

프랑스에서 연금개혁에 반대하는 총파업이 5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취임 초 노동·공공 개혁을 밀어붙였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연금개혁 깃발을 든 데 따른 반작용이다. 전국 곳곳에서 고속철(TGV)과 지하철이 멈춰 설 정도다. 연금개혁안 세부 내용에 대해서 프랑스 전문가집단 내에서도 찬반이 엇갈리는 모양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당장엔 국민적 인기를 끌기 어려운 개혁을 추진하는 마크롱의 리더십을 주목할 때라고 본다.

정부 주도 성장이 벽에 부닥치면 민간의 활력과 창의를 북돋는 게 정석이다.
과감한 구조개혁이 필수다. 마크롱 대통령이 당선될 무렵 프랑스는 선진국이지만, 파업이 일상화된 데다 실업률도 10% 선을 넘나드는 등 경제는 '속 빈 강정' 상태였다. 그의 노동·철도 개혁으로 프랑스는 '유럽의 병자'라는 오명을 벗게 됐다. 법인세 인하는 물론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등 친기업 정책으로 성장세를 회복하고 집권 2년반 동안 실업률은 1.1%포인트나 하락했다. 고용률이 65.7%로 2008년 이후 정점을 찍으면서 노동개혁의 긍정적 측면이 부각됐다.

물론 역풍도 만만찮았다. 연초 개혁에 반대하는 '노란조끼' 시위로 큰 홍역을 치러야 했다. 이번 연금개혁안의 타당성도 따져볼 여지는 많을 듯싶다. 각 직역 노동단체들의 반발로 미뤄 볼 때다. 그럼에도 마크롱이 정치생명을 걸고 띄운 승부수 자체는 높이 살 만하다고 본다. 정부와 사회적 대화기구인 경사노위, 국회가 핑퐁을 치듯 국민연금 개편을 떠넘기고 있는 우리와 대비돼서다.

'정치꾼은 다음 선거만 생각하고, 정치가는 나라의 미래를 생각한다'는 경구가 있다.
통일 후유증 등으로 어려움을 겪을 무렵 독일도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하르츠 개혁'을 단행했다. 당시 인기 없는 노동개혁으로 그는 정권을 내줬지만, 독일 경제는 살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무차별 주52시간 근로제 등에 따른 고용참사에도 선택근로제 등 보완책 하나 내놓지 못하고 있는 문재인정부와 여야 정치권이 거울 삼을 사례일 것이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