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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사설] LG화학·GM의 전기차배터리 동맹에 주목한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6 17:15

수정 2019.12.06 17:15

LG화학이 미국 최대 자동차기업 제너럴모터스(GM)와 손잡고 미국 전기차배터리 시장 선점에 나선다. 이를 위해 5일(현지시간) GM과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맺었다. 50대 50으로 1조원씩 출자해 미국 오하이오주 로즈타운에 연산 30GWh 규모의 전기차배터리 공장을 짓는다. 30GWh는 전기차 51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분량이다.

새 공장 부지는 GM 본사가 있는 디트로이트에서 동쪽으로 400㎞ 지점에 있다. GM은 디트로이트 공장을 전기차 생산공장으로 전환할 계획이다.
LG화학은 이곳에서 서쪽으로 300㎞ 떨어진 미시간주 홀랜드에도 연산 5GWh 규모의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합작공장이 가세하면 이 일대는 미국의 전기차 생산기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LG화학이 이곳에 근거지를 마련한 것은 의미가 크다. 세계 주요 자동차기업들은 대부분 전기차 전환을 추진 중이어서 전기차배터리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시장규모는 190GWh(323만대 분량)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LG화학이 시장점유율 3위(10.7%, 9월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1, 2위는 일본 파나소닉(37.1%)과 중국 CATL(22.5%)이다. 파나소닉은 세계 최대 전기차업체인 테슬라에 납품한다. CATL은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을 받아 자국 물량을 거의 독점하고 있다.

국내 시장이 작은 LG화학이 세계 1, 2위 업체와 경쟁하려면 장기·안정적인 해외시장을 확보해야 한다. LG화학은 그동안에도 GM에 일부 물량을 공급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합작공장을 세움으로써 대규모 수요처인 GM을 확실하게 우군으로 확보했다. 세계 3대 전기차배터리 시장의 하나인 미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대단한 성과다. 시장점유율 6위와 10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에도 좋은 자극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차로 사업구조 개편을 추진 중인 GM으로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길을 확보해 윈윈 전략으로 평가된다.

전기차배터리는 급성장이 예상되는 미래산업 분야다. 시장규모가 올해 25조원에서 2023년에 96조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4년 만에 거의 네 배면 초특급 성장산업이다. 미래 한국 경제를 이끌어나갈 포스트반도체 후보군 중 하나다.
LG화학에 이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에서도 좋은 소식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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