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트럼프, 美와 이해충돌하게 中몰아붙여"졸릭 전 WB총재

뉴시스

입력 2019.12.05 12:07

수정 2019.12.05 12:07

"미중 간 제로섬, 양국은 물론 전 세계에 위험"
【앤아버(미시간)=AP/뉴시스】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19일 미시간 주 앤아버 소재 미시간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졸릭 총재는 15일 자신의 임기(5년) 마지막일인 오는 6월30일 물러난다고 밝혔다.
【앤아버(미시간)=AP/뉴시스】로버트 졸릭 세계은행 총재가 지난해 10월19일 미시간 주 앤아버 소재 미시간대학에서 연설하고 있다. 졸릭 총재는 15일 자신의 임기(5년) 마지막일인 오는 6월30일 물러난다고 밝혔다.
[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중국 정책은 중국을 미국의 국익과 충돌하는 병렬 방식(parallel system)으로 몰아붙일 위험을 안고 있다고 로버트 졸릭 전 세계은행(WB) 총재가 경고했다고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FT)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졸릭 전 총재는 4일 워싱턴의 미-중기업협의회(USCBC)에서 중국과 계속 충돌하는 백악관의 논리는 비효율적이고, 잘못된 추론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릭은 "중국에 대한 많은 불만들을 이해하지만 우리는 지금 미국의 목표가 무엇이고 이(목표)를 어떻게 이룰 것인지 직시하지 못하는 심각한 위험에 처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의 틀안에서 중국이 건설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축함으로써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들은 미국과는 전혀 다른 규칙을 갖는 별개의 병렬 방식을 택하도록 중국을 몰아부치고 있다"고 덧붙였다.

졸릭 전 총재는 미국과 중국의 기술 분야를 분리하는 것은 가능하겠지만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또 "모든 미국 내 중국 유학생들과 우리 시민인 중국계 미국인들을 의심의 눈초리로 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국무부 부장관을 지냈던 졸릭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과 중국 관계가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새로운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예고한 오는 15일 시한이 며칠 남지 않았지만 양국 간 합의 가능성은 여전히 불투명하고 두 나라 사이의 지정학적 경쟁은 더욱 격화되고 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경쟁을 강조하고 있지만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중국에 압력이나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중국의 행동을 결정하는데 영향을 미치지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졸릭은 중국은 그저 "파괴자"일 뿐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그릇된 방향으로 이끌고 있으며, 외교에 있어 자기기만은 위험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과 중국이 서로를 적대시하고 제로섬 계산에 빠지는 것은 미국과 중국은 물론 전세계에도 위험을 부르는 일"이라며 "중국이 제기하는 진정한 전략적 도전이 무엇인지 똑바로 파악하고 판단 착오라고 실수를 부를 수 있는 맹목적인 충돌에 빠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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