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면 내 발을 쏠 거야' 전략" 우려
"불확실성, 경제 활동 마비시킬 수 있어"
4일(현지시간) CNN은 서머스 전 장관이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무역정책과 관련해 "우리는 '네가 움직이면 내 발을 쏠 거야' 전략에 엮였다"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상대국에 고율관세를 위협하는 건 출구 없이 스스로를 옭아매는 정책이라고 지적한 것이다.
서머스 전 장관은 "(트럼프 무역정책의) 역효과가 얼마나 클지 예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를 위해 무역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한다고 주장하지만, 서머스 전 장관은 고통받는 건 미국 경제라고 봤다. 그는 수입품에 의존하는 미국 생산자의 경쟁력을 관세가 해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는 자동차 제조업체와 와인 유통업체 등이 모두 포함된다.
그는 또 "불확실성은 경제 활동을 마비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철강, 알루미늄에 관세를 복원하고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내년 대선 이후로 미룰 수 있다고 밝혔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디지털서에 대응해 프랑스에 보복관세를 적용하겠다고 경고했다.
미국 제조업은 이미 침체기에 접어들었다고 CNN은 전했다.
전미공급관리자협회(ISM)에 따르면 11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8.1으로 전월 대비 0.2포인트 하락하며 넉달 연속 기준치 50에 못 미쳤다. 이 지수가 50을 밑돌면 경기수축, 웃돌면 경기확장을 뜻한다.
미국의 경영·인사 정보 제공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은 11월 제조업 일자리가 6000개 줄었다고 분석했다.
연일 미국 증시가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운 데 대해서도 "시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는 수준에 있다. 이는 통상적인 순간보다는 상황을 더 위험하게 만든다"고 짚었다.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해도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이 타격을 완화해주리라고 기대하고 있지만, 서머스 전 장관은 다른 의견을 냈다.
그는 이미 기준금리가 낮아 경기침체에 대응할 정책 여력에 제한이 있다고 봤다. 연준은 올해 3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해 1.50~1.75% 수준으로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을 향해 마이너스 금리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마이너스 금리를 시행한 일본과 유럽의 경기는 살아나지 않았다고 CNN은 전했다.
극단적인 마이너스 금리가 투자와 소비를 촉진하는 효과는 미미하고, 오히려 각 가구가 현금을 비축해두려 해서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마이너스 금리 이후 현금을 인출해 집에 보관하는 이른바 '장롱예금'이 사회적 문제로 떠올랐다.
서머스 전 장관은 "사람들이 현금을 매트리스 아래에 비축해두기 때문에 그렇게 마이너스 금리로 갈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재무장관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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