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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없는 상한제 시행 한달 "강남 집값·전셋값 더 올랐다" [현장르포]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4 18:01

수정 2019.12.04 18:01

서울 강남 주요 아파트
물량 적어 상한제 영향 안받아
거래량 감소로 중개업소 폐업
상한제보다 종부세에 더 관심
분양가상한제 시행 한 달을 맞는 4일 서울 강남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분상제 시행 이후에도 집값과 전셋값은 큰 영향 없이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중개업소. 사진=이환주 기자
분양가상한제 시행 한 달을 맞는 4일 서울 강남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분상제 시행 이후에도 집값과 전셋값은 큰 영향 없이 상승을 지속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의 중개업소. 사진=이환주 기자
"분양가상한제 영향은 별로 없다. 오히려 최근에는 종부세 인상과 관련해 세금 관련 문의가 늘고 있다. 잘못된 세금고지서가 와 주민이 항의해서 세금고지서를 재발급받은 경우도 있다."(강남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

국토교통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27개동 지정 후 한달을 앞둔 4일, 서울 강남 주요 아파트단지 공인중개업자들은 상한제 시행 후 집값과 전셋값만 더 올랐다고 입을 모았다.
일부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단지들은 사업시행 속도조절에 나섰으나 서울 집값과 전셋값의 상승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것.

강남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량 감소로 매수 문의는 줄고 있는데 종부세 문의하는 전화만 늘고 있다"면서 "최근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중개업소도 늘고 있다"고 전했다.

■상한제 약발 없는 강남 부동산

현장의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들은 분양가상한제가 서울 재건축단지를 겨냥했으나 재건축단지 물량이 전체 아파트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고, 장기적으로 공급 감소에 대한 우려가 있어 역효과가 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6개월의 적용 유예기간을 주면서 사실상 알짜 단지들은 분상제를 피해나갈 수 있는 틈새를 마련해 줘 효과는 반감되고 이번에 동 지정이 되지 않은 지역과 형평성 논란도 나오고 있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양천구 목동, 성동구 성수동2가와 경기 과천, 광명 등이 대표적이다.

서울 강남 최고가 아파트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인근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인근 반포주공1단지 1·2·4주구가 소송 중으로 (피해가기 어려워) 분상제에 큰 관심이 없다"며 "2016년말 입주 후 지난해말 전세물량이 쏟아졌으나 현재는 전셋값도 다시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아크로리버파크는 지난 10월 84㎡가 34억원에, 129㎡가 41억5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종부세 납부일이 가까워오면서 관련 문의도 늘고 있다.

반포동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거래는 줄었는데 종부세 관련 상담문의만 늘고 있다"면서 "최근 매매호가는 1억원, 전세물건 가격도 5000만~1억원가량 올랐다"고 말했다. 반면 상한제 지정에서 빠진 양천구 목동의 경우 최근 특목고 폐지 이슈가 물리면서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

목동 한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매매와 달리 전세의 경우 대출 규제가 느슨해서 전세물건 찾는 사람만 늘고 가격도 오르고 있다"며 "전세가격이 올라서 매매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잘못 온 종부세 고지서에 분통도

종부세 납부 마감일이 가까워 오면서 주택보유자들이 올해 크게 늘어난 종부세에 불만을 표출하는 가운데 국세청의 업무처리 오류로 잘못된 고지서가 발송되는 경우도 있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입주민 중에 같은 1주택자인데도 종부세 금액이 크게 차이 나 국세청에 문의하자 종부세 고지서를 다시 발급해준 사례도 있었다"면서 "종부세 인상으로 민감한데 미숙한 일처리로 불만만 커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분양가상한제 시행에 따른 공급 축소 우려로 최근 신축 아파트들은 신고가를 경신하고, 특히 전세 시장의 경우도 대기수요가 늘면서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더불어 교육부의 특목고 폐지 발표와 맞물려 전세가격이 매매가를 밀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약 4년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구별로 살펴보면 양천구(0.63%), 강남구(0.50%) 등 교육환경이 우수한 곳 위주로 급등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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