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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북한판 BSI'도입…현실 경제 들여다본다

박소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4 17:45

수정 2019.12.04 18:55

한은, 1년간 北통계 재편 작업
'장마당'서 100명이상 표본수집
GDP · GNI 등 정확도 높이기로
[단독]'북한판 BSI'도입…현실 경제 들여다본다
한국은행이 북한 경제의 체감경기를 파악하고 지수화하기 위한 분석툴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실성이 떨어졌던 기존 북한 경제 통계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4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국은행은 올해 초부터 북한 내 시장경제 요소인 '장마당'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SI) 방식을 도입해 북한 경기 동향에 관한 유의미한 통계를 얻기 위한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현재 프로젝트는 약 1년간 이어지고 있다.

설문방식의 BSI는 기업들이 체감하는 경기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국내외에서 널리 쓰이는 통계적 기법이다. 기업가들로부터 향후 경기 동향에 대한 의견을 조사해 지수화한다.
주로 단기적 경기예측지표로 사용된다. 경기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 그리고 이에 대비한 계획 등을 조사, 수치화해 전반적 경기 동향을 파악한다. 다른 경기관련 지표와 달리 기업가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요소까지 조사가 가능해 정부정책의 파급효과를 분석하는 데 활용되기도 한다.

북한 장마당을 통한 북한 경기 추계는 우리나라의 소상공인 BSI와 유사한 형태로 쓰일 전망이다. 현재 북한 장마당 BSI 작업은 북한과 소통하고 있는 매체들과 북한을 오가는 시민단체와 손잡고 진행 중이다. 북한 전국 장마당에서 100명 이상의 표본이 조사돼 북한 현지의 경기동향 파악에 일조하고 있다. 한은은 북한 장마당 BSI를 통해 북한 경제 실태파악을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약 1년간 진행된 해당 프로젝트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다는 신호도 포착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남북·북미 해빙무드 이후 연초부터 오르던 BSI는 지난 2월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3~4개월 이후인 5~6월부터는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아직 통계적 해석이 완벽한 단계는 아니지만 향후 유의미한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북한 장마당 BSI가 실질적으로 도입된다면 한은의 북한 경제관련 통계의 정확도는 한층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그동안 한은의 북한 통계는 간접조사 방식이다 보니 정확도에 한계가 명확했다.

예컨대 한은이 추계하는 북한 1인당 국민총소득(GNI·2017년 1295달러) 등 각종 지표는 '남한'의 산업별 물가·부가가치율·환율을 그대로 적용해 추정해왔다.
매년 국가정보원, KOTRA 등 관계 기관에서 입수한 북한 산업별 생산량 등 기초자료를 이용해 가공했지만 북한의 각 상품 가격과 산업별 부가가치율을 파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이 때문에 북한 국내총생산(GDP)이 과소평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김정은 시대 들어 북한의 변화상을 통계가 담아내지 못한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이번 통계 재편작업에 착수한 것이다.

psy@fnnews.com 박소연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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