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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내년 성장률 5%대라는데… 中, '바오류' 고집할까 [특파원 리포트]

조창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3 18:01

수정 2019.12.03 21:55

중국 내년 성장률 전망치 주목
무디스·골드만삭스 등 5.8% 전망
인민대 5.5~6.0% 구간 설정 제시
中중앙경제공작회의 조만간 개최
6%사수·구간설정 등 폭넓게 논의
내년 3월 전인대에서 성장률 발표
바오류: 保六·경제성장률 6%
모두가 내년 성장률 5%대라는데… 中, '바오류' 고집할까 [특파원 리포트]
【 베이징=조창원 특파원】 내년도 중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에 이목이 쏠린다. 글로벌 최대 생산국이자 소비국인 중국의 경제성장은 세계 경기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

조만간 중국중앙경제공작회의가 비공개로 열려 내년 중국의 경제와 금융·은행 섹터에 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예상된다. 이어 내년 3월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목표 경제성장률이 공개된다.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은 6%대 초반이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에는 5%대 후반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중국 성장률이 6%를 밑돌 경우 심리적 마지노선이 무너진 결과로 보는 비관론이 있는 반면 세계 주요국들의 경기둔화를 감안하면 소프트랜딩하는 수치라는 평가도 나온다.


■5%대 후반 예상 대세

중국 국유은행 중국은행(BOC)은 올해 중국 GDP가 전년 대비 6.1%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6% 턱걸이가 예상되면서 내년도 전망치는 5%대 후반으로 쏠리고 있다.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내년 중국 GDP 성장률이 5.8%로 올해의 6.2%보다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도 5.8%를 예상했다. 블룸버그가 경제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은 이보다 조금 높은 5.9%였다.

중국사회과학원 산하 국가금융·발전실험실(NIFD)도 내년 GDP 성장률이 5.8%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했다. 중국 인민대학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0.5%포인트 낮아진 6.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내년엔 5.9%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목할 점은 내년초 중국 정부가 제시할 목표 성장률을 5.5∼6.0% 구간으로 제시했다는 점이다.

전반적으로 중국의 성장둔화세가 이어져 6%를 밑돌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10년 10.6%로 정점을 찍고 지난해 6.6%까지 내려가 1990년 3.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내년도 중국 경제성장률에 미칠 핵심 변수는 단연 미·중 무역갈등이 꼽힌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수입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부과 시점인 내달 15일까지 수주간이 중요한 국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5.8%대 전망치를 기록해도 선방한 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 성장률이 내년 5%대로 낮아지더라도 G20 회원국들의 성장률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성장률이다"라면서 "급격한 성장률 하락이 아닌 완만한 연착륙을 시도하는지 지켜보는 게 주요 포인트"라고 말했다.

■'구간설정·6% 사수' 주목

내년 중국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예상하는 관전포인트는 '6% 사수' 여부와 '구간의 폭' 2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중국은 매년 구체적 성장률을 제시하다가 지난 2016년 3월 전인대에서 6.5∼7%대라는 구간식 전망치를 내놓은 바 있다. 성장둔화세는 뚜렷하지만 7% 고도성장의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구간을 이처럼 넓게 정한 것이다. 그러나 이듬해인 2017년 전인대에선 그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6.5% 정도'로 정했다. 구간을 정하진 않았지만 7%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6∼7% 사이의 중간대를 제시해 무난한 목표달성을 꾀한 것이다.

2018년 역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6.5% 정도'를 제시했다. 전년도에 기대 이상으로 실제 경제성장률 6.9%를 달성했지만 무리하지 않게 전년도와 같은 선을 유지했다. 다만 전년도에는 '6.5%정도'로 제시하면서 추가 목표 달성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2018년도엔 이런 내용이 빠졌다.

올 3월에는 '6.0∼6.5%'로 구간을 설정했다. 지난 2016년도와 같은 패턴이다. 따라서 최근 몇 년간 목표설정 패턴을 보면 내년에는 구간설정 대신 '6% 정도'와 같은 표현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6%와 5%의 숫자의 어감 차이가 큰 만큼 내년 역시 '5.5∼6%'와 같은 구간 설정을 선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6% 선을 유지해내는 게 경제적 안정과 체제유지 면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중국 인민대학이 올해처럼 폭넓은 구간으로 내년 경제성장률 목표를 제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공개적으로 건의한 점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jjack3@fnnews.com 조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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