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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산타'로 변신할까… "순매도 행진 중순 이후 멈출 듯"

이정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2 18:09

수정 2019.12.02 18:09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에
8월부터 '팔자세'이어가
업계 "이달 추가관세 결정이 변수
유예 가능성 높아… 매도세 완화"
외국인 '산타'로 변신할까… "순매도 행진 중순 이후 멈출 듯"
외국인들이 지난 8월부터 11월까지 4개월간 순매도 행렬을 지속 중인 가운데 이달에도 계속 '팔자세'를 유지할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수급은 결국 미중 무역협상에 달린 것으로 보면서도 이달 중순부터는 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8월 2조2933억원의 순매도를 시작으로 9월 8515억원, 10월 5453억원, 11월 3조1708억원의 매도 우위를 보였다. 12월 첫 거래일인 이날에도 외국인들은 3939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지난달 7일 이후 18거래일째 순매도 행렬이다. 외국인들은 이날에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POSCO, KT&G 등을 중심으로 매물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은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으로 외국인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중순이나 연말부터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그동안 미중 무역분쟁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기에 타격을 줬기 때문에 그 우려가 커지면서 외국인 매도가 나왔다"며 "해소가 될 여지가 보이면 다시 들어올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오는 15일 미국의 대중국 제품에 대한 추가 관세가 예정돼 있는데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에 따라서 외국인 패턴이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달 15일로 예정된 추가관세는 '유예'정도로 넘어갈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그 이후에 외국인 매도세는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되면 우호적으로 반응할 수 있을 것 같다"면서도 당장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시장에서는 반도체 디램가격이 내년 1·4분기에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2·4분기로 미뤄지는 등 가격 반등이 미뤄지고 있다. 삼성전자에 대한 부정적인 움직임이 관측되고 있는 데다 최근 부진한 수출지표 등으로 외국인 매도가 커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하이투자증권도 외국인이 단기적으로 순매수세로 전환하기 힘들지만 순매도 규모는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경제 펀더멘탈 개선 시그널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비자심리지수와 기업경기조사지수(BSI)를 합성한 11월 경제심리지수 (ESI)가 91.5로 지난 6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한 데다 11월 중국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가 서프라이즈를 기록했고, 한국의 대중국 수출 감소 폭 역시 -12.2%로 지난 4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여주는 등 수출마저 개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국내 실물지표 개선의 중심에 있는 수출경기가 예상보다 회복이 지연되고 있지만 여전히 개선 가능성은 높다는 점에서 국내 경제펀더멘탈의 추가 개선 가능성은 높다고 평가할 수 있다"며 "이같은 펀더멘탈 개선은 궁극적으로 외국인의 국내 순매도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무역협상도 추가 매도 압력을 높일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 아니라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홍콩 문제로 미·중간 갈등이 증폭될 위험이 커진 것은 분명하지만 양국이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신중한 입장을 지속할 여지가 높다"며 "이를 반영하듯 안전자산 선호를 대변하는 달러화 가치 및 미국 국채 금리 역시 별다른 반응을 보여주지 않고 있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아직은 크게 우려하지 않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nvcess@fnnews.com 이정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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