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투자자 연령·관심 천차만별인데 '이해하기 쉬운 상품' 기준 모호[은행 신탁판매 허용 어디까지]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2.02 17:51

수정 2019.12.02 17:51

은행권, 허용범위 놓고 반발
은행권은 당국이 신탁상품 판매 허용범위로 정한 '최대 원금손실률이 20~30% 이하(비고난도 상품),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상품' 기준이 애매모호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투자자가 이해하기 쉬운' 부분과 관련해 난색을 표하고 있다. 투자자의 연령층이 다양한 데다 이해력도 개인마다 다른 만큼 공통된 기준이 마련되지 않는 한 업계와 당국의 시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신탁상품 이용 연령대는 20대부터 고령층까지 다양한 만큼 연령층별 이해력도 달라질 수밖에 없고, 같은 연령대라 해도 금융상품의 관심도 등에 따라 이해하기 쉬운 '기준'은 천차만별이라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국이 말하는 '이해하기 어려운 투자 상품'의 기준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금융상품 친숙도 등에 따라서 같은 연령대라 해도 이해력은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어느 범위까지 이해를 하면 이해하기 쉬운 상품으로 분류되는 건지도 애매하다"고 했다.


또 최대 원금손실률이 20~30% 이하인 비고난도 상품만 판매가 가능해지면 고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된 신탁상품을 사실상 은행들이 취급할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안전상품인 일반 예금상품과 큰 차이가 없는데 굳이 고객들이 수수료 등을 내면서 이 상품을 사용할 리 없고, 결국은 눈에 띄게 판매량이 급감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신탁상품의 손실률을 낮추려면 기초자산을 전면 재구성해야 한다. 예를 들어 채권 등의 비중을 높이는 방식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원금손실률이 20~30%로 축소되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의 시장원리에 따라 수익률 또한 낮아질 수밖에 없다"면서 "신탁보수 등을 제외했을 때 실제적인 고객수익 부분은 일반적 정기예금 금리보다 더 낮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당국이 말하는 공모형태가 되려면 결국 운용사에서 취급하는 공모펀드를 신탁상품으로 편입해서 판매해야 하는데, 운용사에 지급하는 운용보수 때문에 고객수익률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은행권은 2주의 의견수렴 기간에 당국에 고위험 주가연계증권(ELS)이 포함된 주가연계신탁(ELT) 상품 판매금지 등을 전제로 공모형 신탁상품 판매를 허용해 줄 것을 요구했다.
당국은 지난달 말까지 이 같은 은행권의 의견수렴을 마쳤으며 조만간 파생결합펀드(DLF) 대책 최종안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최경식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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