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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런던브리지서 '흉기 테러'로 2명 사망...용의자 사살돼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30 09:55

수정 2019.11.30 09:55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29일(현지시간) 영국 수도 런던 중심부에 위치한 런던브리지에서 대낮 흉기 테러가 발생해 2명이 사망하고 3명이 다쳤다. 2017년 6월에 이어 2년 반 만에 같은 곳에서 또 참극이 빚어지면서 런던에 테러 악몽이 되살아 났다.

현지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께 런던브리지에서 한 남성이 사람들을 향해 칼부림을 벌여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용의자는 무장 경찰이 쏜 총에 맞아 현장에서 사망했다.

크레시다 딕 런던 경찰청장은 추후 성명을 통해 이번 테러로 2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고 발표했다. 그는 경찰이 오후 1시 58분 현장에 출동해 5분 만인 오후 2시 3분까지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용의자를 제압했다고 밝혔다.


딕 청장은 무장 또는 비무장 경찰들이 런던 시내 순찰을 강화할 계획이라며 런던브리지 일대는 당분간 통제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테러 담당관들이 정확한 사건 경위와 공범 여부, 사망자들의 신원을 밝혀내기 위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경찰 대테러대책본부를 이끌고 있는 닐 바수 런던경찰청 부청장은 앞서 이번 사건을 테러 사건으로 규정한다고 발표했다. 그는 대테러대응팀이 현재 수사를 주도하고 있다며 범행 동기를 놓고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일부 현지 언론들은 용의자가 자살 폭탄 조끼를 입고 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지만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바수 부청장은 용의자가 몸에 두르고 있던 물체는 가짜 폭발 장치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 인근에서 일하는 한 시민은 "점심을 먹고 들어가고 있는데 런던브리지 쪽에서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며 뛰어 왔다"며 "사람들이 완전히 패닉에 빠져 있었다.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고 일간 가디언에 말했다.

갑작스러운 테러 사태로 다음달 12일 총선을 앞두고 선거운동에 한창이던 영국 정치권도 비상사태에 돌입했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날 유세를 중단하고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 회의를 주재했다. 이튿날 일정도 모두 취소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도 테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이날 런던 유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자유민주당은 이번 주말 예정된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반대 집회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존슨 총리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범죄와 공격에 연관된 모든 이들을 끝까지 추적해 정의의 심판을 받게 할 것"이라며 "이 나라는 이런 공격에 절대로 겁먹거나 분열되지 않는다. 우리의, 영국의 가치가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런던브리지에서는 지난 2017년 6월 3일에도 테러 공격이 일어났다. 당시 테러범 3인이 런던브리지에서 행인들을 향해 차량을 돌진한 뒤 인근 버러마켓에서 흉기 난동을 부려 8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범인들은 모두 사살됐다.

영국에서는 2017년 런던 브리지·버러 마켓 테러 외에도 같은 해 3월 런던 웨스트민스터 다리 차량돌진 테러, 5월 맨체스터 경기장 자살폭탄 테러 등 크고작은 테러 공격이 잇달아 발생했다.

이번 런던브리지 흉기 테러는 영국 정부가 테러 경보 수준을 한 단계 낮춘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벌어졌다. 영국 내무부는 이달 4일 테러 위험도를 '심각'(severe)에서 '상당함'(substantial)으로 한 단계 내린 바 있다.
'상당함'은 총 5단계로 이뤄진 영국 테러 경보 체계에서 3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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