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한국당, 12월 10일 정기국회 종료까지 '필리버스터' 저항...정국 경색 심화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9 19:01

수정 2019.11.29 19:01

각종 민생법안 처리도 직격탄 예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 불참한 채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민생파괴! 국회파괴! 자유한국당 규탄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이날 자유한국당이 본회의에 상정된 안건에 필리버스터를 신청했고, 더불어민주당은 본회의에 불참한 채 자유한국당 규탄대회를 열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주변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지나가자 '20대 국회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달려들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주변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지나가자 '20대 국회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달려들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이 29일 선거제 개편안 등 패스트트랙 처리 저지를 위해 정기국회 내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토론)를 신청, 연말 정국이 다시 거센 격랑에 빠지고 있다. 정기국회 종료 시점은 오는 12월 10일까지로, 당장 처리 시한이 12월 2일인 내년도 정부 예산안을 비롯해 각종 민생법안, 최대 쟁점인 선거제와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법안의 운명도 장담이 어려워 보인다.


이번 사태는 여야 지도부의 대화 및 정치력 부재가 부른 예고된 파국이라는 점에서 여야를 넘어 정치권 전체를 향한 민심의 비난도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필리버스터가 연말 국회 쟁점으로 다시 등장한 것은 19대 국회 때인 2016년 2월 이후 3년반 만이다. 당시는 야당이던 더불어민주당이 테러방지법 저지를 위해 국민의당, 정의당 등과 공조해 소속 의원 38명이 192시간 동안 필리버스터를 전개했다.

한국당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 앞서 비공개 의원총회를 열고 필리버스터 방침을 밝혔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불법으로 출발시킨 패스트트랙 폭거의 열차가 대한민국을 절망과 몰락의 낭떠러지로 몰고 있다"며 "(한국당은) 합법적인 저항의 대장정을 시작할 것이고, 그 차원에서 필리버스터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의원 1명당 4시간 이상 토론을 한다는 방침도 밝혔다. 의원 1인당 4시간씩 100명이 필리버스터를 진행할 경우 400시간 토론으로 의사 진행을 방해할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예기치 못한 한국당의 필리버스터 신청에 허를 찔려 비공개회의에서 종일 전략을 수정하는 등 대응전략을 모색했다. 다만 오는 12월 2일 예산안 자동부의 시점에 본회의를 다시 열어 선거제를 논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로 정치 폭거"라며 "한국당의 도발에 단호한 대응을 시작하겠다"고 반격을 예고했다.

일각에선 본회의 시 안건 순서 조정을 통해 선거제를 1순위로 우선 선정해 한국당의 필리버스터로 진행 → 한국당을 제외한 나머지 여야 정당만의 본회의 강행 처리 방안 등도 나온다.
그러나 선거제 강행 처리 뒤 정국 경색에 따른 민생법안 불발 우려가 나오는 등 뽀족한 대안이 없는 점이 고민으로 보인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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