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

한국당 필리버스터·여야 불참 등으로 29일 본회의 사실상 무산

심형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9 18:28

수정 2019.11.29 18:28

문의장 "본회의 의결정족수가 되면 개의"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주변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지나가자 '20대 국회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달려들다 취재진과 엉키고 있다.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 주변에서 과거사법 처리를 촉구하며 피켓시위를 하던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와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지나가자 '20대 국회 이대로 살인자가 되겠습니까'라고 외치며 달려들다 취재진과 엉키고 있다.

[파이낸셜뉴스] 자유한국당이 29일 올해 정기국회 내 모든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토론)를 선언, 이날 본회의도 사실상 무산됐다.

한국당은 이날 본회의 개최와 관련해 민생법안은 필리버스터 없이 우선 처리하겠다며 개최를 요구하고 있지만, 나머지 여야는 모두 불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해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한국당이 신청한 필리버스터 효력이 발효되는 만큼 이를 막겠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 처리가 예상되던 어린이 스쿨존 안전 강화 등을 담은 민식이법·데이터 3법 등 202건의 비쟁점법안도 줄줄이 직격탄을 맞았다.


문 의장은 이날 오후 국회 접견실에서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단과 만나 "오늘 안건이 200건 가까이 되는데 의결정족수가 필요한 안건들"이라면서 "본회의에서 의결정족수가 되면 언제든 개의하고 사회를 보겠다"고 밝혔다고 한민수 국회 대변인이 전했다.

국회 재적 의원은 295명으로 본회의 개회를 위한 의결 정족수는 148명이다. 한국당 의원은 108명으로 한국당 단독으로는 의결 정족수를 채울 수 없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문 의장이 사회를 거부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필리버스터를 철회하지 않으면 본회의에 응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민주당이 들어오지 않으면 본회의를 열 수 없다는 것이 문 의장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반면에 이인영 원내대표는 한국당 규탄 대회에서 "민생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로 정치 폭거"라며 "한국당의 도발적 정치에 단호한 대응을 시작하겠다"고 비난했다.

다만 민생법 처리 무산 위기에도 여야가 필리버스터 효력이나 향후 선거제 향배 등을 이유로 본회의가 열리지 못한 점을 놓고 향후 여야 책임론도 거세질 전망이다.

이번 사태는 여야 지도부의 대화 및 정치력 부재가 부른 예고된 파국이라는 점에서 여야를 넘어 정치권 전체를 향한 민심의 시선이 곱지 않은 점에서다.


특히 이날 본회의는 여야가 내년도 예산안이나 선거제·사법개혁안 충돌을 앞두고 우선 국회의 숨통을 트이기 위해 민생법안 등 비쟁점법안 위주로 개최키로 한 바 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