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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열경쟁' 한남3구역 '입찰무효'…공 넘겨받은 조합 결정은?

뉴시스

입력 2019.11.27 10:29

수정 2019.11.27 10:29

정부, 건설사 이어 '수사의뢰' 언급…'시정조치' 고심 깊어진 조합 조합, '재산상 이익 제공' 뺀 입찰 제안서 다시 요청 가능성 높아 오늘 긴급 이사회·28일 설명회 예정…내달 15일 총회 연기될 듯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마을 모습. 2019.11.1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마을 모습. 2019.11.12. bjko@newsis.com

[서울=뉴시스]박성환 기자 = 수주 과열 경쟁 논란을 빚은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대해 정부와 서울시가 입찰 무효라는 철퇴를 내리면서 재개발 사업의 공이 조합으로 넘어갔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에 참여한 현대건설과 대림건설, GS건설 등 3개 건설사를 검찰에 수사의뢰한 정부와 서울시는 조합에 대한 수사의뢰 가능성도 언급했다.

서울시는 지난 26일 서울시청에서 긴급브리핑을 열고 "(이번 조사 결과에 대해) 조합에서 받아들이지 않으면 도정법(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위반으로 수사 의뢰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처음 의도한 타깃은 분명히 밝혔듯이 시공사로, 서울시가 법적 검토를 하기 전에 조합이 위법사항에 대해 스스로 판단해 무효화시키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며 "공문 시행과 구두설명까지 다 했으니 이제는 오롯이 조합이 결정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합은 이번 시정조치가 권고사항이기 때문에 받아들이지 않고 예정된 일정대로 입찰을 강행할 수 있다. 조합은 우선 27일 긴급이사회를 열고 사업 진행 방향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재평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장이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를 수사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9.11.26.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이재평 국토교통부 주택정비과장이 26일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서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를 수사의뢰하기로 했다고 밝히고 있다. 2019.11.26. ppkjm@newsis.com

하지만 서울시가 수사의뢰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조합의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검토한다는 입장이지만, 재입찰을 하지 않을 경우 서울시가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선 조합이 입찰 무효 대신 입찰에 참여한 3개 건설사에 법 위반 소지가 있는 제안을 뺀 입찰 제안서를 다시 요청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재개발 사업 지연과 조합원들의 분담금 상승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또 입찰이 무효화될 경우 조합의 판단에 따라 3개 건설사가 낸 총 45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이 몰수되고, 자칫 소송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를 막기 위해 조합이 시공과 관련 없는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는 제안을 뺀 입찰 제안서를 다시 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초 GS건설은 일반 분양가를 3.3㎡당 7200만원(분양가 상한제 미적용시)까지 보장을, 현대건설은 최저 이주비 5억원 보장, 대림산업은 임대아파트 0세대 등을 제안했었다.

이밖에도 벤츠나 캠핑카를 공유경제 이동수단으로 제공한다거나, 조식이나 건강검진 서비스를 약속하는 등 재산상 이익을 직접적으로 언급한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조합에 대한 수사의뢰 가능성을 언급했기 때문에 조합에서 입찰을 강행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재입찰이 진행되더라도 한남3구역에 단독 입찰할 수 있는 건설사가 많지 않고, 검찰 수사도 진행되기 때문에 사업이 장기간 지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조합은 28일 시공사 합동설명회와 내달 15일 총회 등을 거쳐 입찰무효 결정과 4500억원의 입찰 보증금의 귀속 여부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내달 예정된 시공사 선정 총회는 무산되거나 연기될 것으로 보인다.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한남동 일대 38만6395.5㎡에 분양 4940가구, 임대 876가구 등 총 5816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총 사업비 7조원, 공사비만 2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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