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서울 아파트 뛰자 수도권도 따라 급등.. ‘갭 메우기’ 번진다

김민기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21 18:03

수정 2019.11.21 18:05

신도시, 서울보다 상승폭 더 커져
시세차익 3억~4억 ‘갈아타기’봇물
내년 총선까지 지속될 가능성 높아
정부 추가규제 두고 고민 커질 듯
최근 서울 강남 아파트가 3.3㎡당 1억원을 넘는 등 급격히 오르자 강북과 경기·인천 지역 역시 가격 격차를 좁히면서 '갭 메우기'에 들어갔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최근 서울 강남 아파트가 3.3㎡당 1억원을 넘는 등 급격히 오르자 강북과 경기·인천 지역 역시 가격 격차를 좁히면서 '갭 메우기'에 들어갔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 뉴스1
#. 경기 용인시에 사는 최모씨(38)는 기흥역 센트럴푸르지오를 팔고 서울 인근의 집을 사려고 계획 중이다. 2015년 분양 당시 전용 84㎡ 분양가가 3억원대 중·후반이었는데 2018년 6월 입주하고 1년이 좀 지나자 6억원대 후반까지 가격이 오르면서 3억원 이상 시세차익을 누렸기 때문이다. 최씨는 이 집을 팔고 그동안 모은 돈과 추가 대출로 서울이나 인근 수도권으로 갈아타기를 할 생각이다.

최근 서울 강남 아파트가 3.3㎡당 1억원을 넘는 등 급격히 오르자 강북과 경기·인천지역 역시 상승하며 서울 강남과 가격 격차를 좁히면서 '갭 메우기'에 들어갔다.
참여정부 시절 급격한 상승장에서도 상승장이 길어지면서 수도권 주변부까지 가격상승이 이어졌던 것처럼 문재인정부하에서도 '갭 메우기' 장세가 시작되는 분위기다.

■갈아타기 수요 늘자 수도권도 상승

21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이 0.03% 변동률로 전주(0.02%) 대비 상승폭이 커졌다. 주요 신도시 지역은 서울보다 더 많이 올랐다. 신도시는 △동탄(0.07%) △분당(0.05%) △김포한강(0.05%) △광교(0.05%) △평촌(0.04%) 순으로 상승했다. 경기·인천은 △안산(0.09%) △의왕(0.08%) △과천(0.07%) △광명(0.07%) △용인(0.07%) △안양(0.06%) 등이 크게 올랐다. 이처럼 저금리와 호재로 인한 자금유동성으로 인해 서울 이외에도 인천과 경기도 역시 서울과의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 수도권 광역교통망 호재와 재개발·재건축 이슈로 인천, 안양, 의왕, 수원 등의 집값이 오르며 자금여력이 생긴 수요자가 많아진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도권 주택시장이 올해 9월 추석 이후 갭 메우기 장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다. 특히 수도권에서 2015~2016년 분양받은 집의 시세차익이 3억~4억원 늘어나면서 갈아타기 교체수요가 늘어났다. 실제 최근 수원 영통구의 거래량이 올 2월 219건에서 지난달 929건으로 5배 가까이 폭등했다. 수원은 분양을 앞둔 매교역 일대 팔달 재개발지역의 조합원 입주권이 1년 새 1억원 이상 오르면서 가격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팔달6·8·10구역과 권선6구역 아파트 전용 84㎡ 조합원 매물은 프리미엄이 2억6000만원가량 붙어 6억원대 중반에 거래되고 있다. 의왕시 역시 비규제지역이라 조정대상지역으로 묶인 동안구에 비해 가격이 상승하고 거래가 늘고 있다. 이처럼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발표 이후 공급 축소 시그널로 인한 서울 집값 상승 등 서울 상승장이 이어지자 인천과 경기권도 10월 이후 거래량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면서 매수세가 늘고 있다.

무엇보다 이런 수도권 갭 메우기 장세는 내년 4월 총선 전후까지 6개월가량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갭 메우기 장세가 확대되려는 시점에 고양과 부산을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해 가격상승이라는 '불'에 '기름'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실제 조정지역에서 전격 해제된 부산 주택시장은 매매가격이 113주 만에 돌아서고, 조정지역 해제 후 첫 청약단지에서 67대 1 넘는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조정대상지역에서 일부 해제된 고양시도 아파트 값이 45주(약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일산동구(0.03%), 일산서구(0.02%), 덕양구(0.01%)에서 매수 문의가 증가하며 가격상승을 견인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공급 부족이라는 심리적 불안감과 저금리에 풍부한 유동자금, 잦은 대책으로 인한 피로감 등이 겹치고 있다"면서 "수요자들이 혼돈을 느끼면서 집을 사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정부 추가규제 두고 고민 커질 듯

이처럼 갭 메우기 장 지속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추가규제 정책이다.

정부가 지금처럼 조정대상지역을 늘리지 않고 줄이거나 분양가상한제 확대만 외친다면 가격상승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부터 입주물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가격상승으로 인한 매물잠김 현상, 전셋값 상승 등으로 가격상승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1~2월 성수기가 시작되면 지금보다 더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최근 단기간 급등한 수원이나 안양, 의왕, 시흥, 과천 등에 대해 조정대상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 지정 등의 규제가 이뤄진다면 투자수요가 급감하면서 조정장세를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
또 참여정부 시절처럼 추가매입을 하지 않는 조건으로 다주택자의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유예해 퇴로를 열어준다면 물량이 쏟아지면서 가격상승이 멈출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정부 입장에서는 총선을 앞두고 추가규제를 내놓기도 부담이라 규제가 나오더라도 총선 이후가 될 것으로 분석됐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상한제 발표 이후 오히려 정부 예상과 달리 집값상승이 커지고 있다"며 "정부의 부동산정책에 문제점이 없는지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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