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정치일반

쇄신론·정계개편…총선 지형 뒤흔든다

뉴스1

입력 2019.11.18 15:46

수정 2019.11.18 15:46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1 DB) 2019.11.17/뉴스1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뉴스1 DB) 2019.11.17/뉴스1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김세연 자유한국당 의원. 뉴스1 © News1 이종덕 기자


(서울=뉴스1) 박기호 기자 = 총선을 앞두고 정치 지형이 흔들리고 있다. 21대 총선이 150일가량 앞으로 다가오면서 현재의 선거판을 뒤흔드는 변수가 발생한 것이다.

흔히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3대 요소로 구도와 인물, 정책을 꼽는데 이 중 선거판의 구도와 인물 변화가 촉발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지형 변화의 동력은 쇄신론과 정계개편론이다. 정치권에선 이들 카드의 부상을 일찌감치 예상했지만 막상 현실로 다가오자 파장을 주목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초선인 이철희·유민봉 의원에서 촉발된 물갈이를 통한 인적 쇄신 목소리는 다소 잠잠해지다 전날(17일) 다시 바람을 타기 시작했다.
여야에서 촉망받는 정치인으로 통했던 임종석 전 실장과 김세연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임 전 실장은 대표적인 586(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정치인으로 문재인정부에서 대통령비서실장을 지냈고 김 의원은 부산의 3선 의원으로 민주당에서도 인정하는 합리적인 의원으로 평가받았다. 정치권에선 이들 모두 21대 국회에 입성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하지만 이들이 갑작스럽게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정치권은 불출마 파장이 어디로 향하고 얼마나 클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체적으로 이들의 불출마 선언에 대해 여야의 물갈이 신호탄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결국 여야가 쇄신 경쟁을 할 수밖에 없는 처지로 내몰렸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여야 모두 쇄신을 하려는 지도부와 밀려나지 않으려는 인사들 간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가 불가피하다.

민주당에선 임 전 실장의 입장 발표 이후 불출마를 고민했던 이들의 릴레이 선언이 이어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장 지난 6일 자신의 블로그에 불출마 입장문을 발표했던 이용득 의원의 불출마 입장도 18일 재차 회자됐다. 또한 수도권 3선인 백재현 의원이 불출마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당에도 김 의원의 불출마로 인적쇄신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에 앞서 유민봉·김성찬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했는데 중진의원들에 대한 당 내의 거취 압박도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게 됐다.

물론 별다른 파급력을 보여주지 못할 수도 있다. 당장 여권에선 임 전 실장의 불출마를 놓고 586세대의 용퇴론으로 이어질지에 대한 관측이 성급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한국당 역시 김세연 의원은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동반 불출마와 당 해체를 요구했는데 지도부는 이를 거절했다. 황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이 총선에서 반드시 승리하도록 진력하겠다"며 "만일 이번 총선에서도 우리가 국민에게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다면 저부터 책임지고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동반 사퇴 요구를 에둘러 거절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진들 역시 침묵하고 있다.

쇄신론과 별개로 김 의원의 총선 불출마는 정계개편을 통한 구도 변화도 촉진할 수 있다.

보수진영의 통합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보수진영에선 통합 없이는 생존이 어렵다고 인식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선 비관적인 시선이 다분하다.

보수통합 논의를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은 애초 분열의 원인이었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엇갈린 입장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무효를 여전히 주장하고 있는 우리공화당과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이끄는 변혁 모임은 여전히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한국당 내 강경 보수 진영 역시 유 의원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하다.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제 개편안 역시 보수통합을 저해하는 요인이다. 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소수야당이 생존할 여지가 생기게 된다. 자연스럽게 통합 논의의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

이 같은 요인들로 보수통합에 회의론이 짙어지는 와중에 김 의원이 불출마를 무기로 보수통합론의 불씨는 살렸다는 평이다.
그는 "현재 보수 정당의 혁신이나 보수권내에서 통합 논의는 너무나 지지부진한 상태"라며 "한국당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통합과 혁신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장 황교안 대표는 보수통합 협상에 힘을 실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김 의원의 요구대로 한국당이 해체에 준하는 변화를 보일 경우 통합론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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