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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내년 1분기 반등론… 한은-시장 엇갈린 전망

예병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4 18:01

수정 2019.11.14 18:01

8~9월 보합세 ‘바닥근접’ 예상 불구
10월 D램 수출가 전월대비 -7.2%
수출 전반에 회복시점 지연 우려
수출물가도 -1.9%… 두달째 하락
반도체 내년 1분기 반등론… 한은-시장 엇갈린 전망
내년 1·4분기 중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던 반도체 시장이 아직 바닥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8~9월 보합세를 보이던 반도체 수출가격이 10월에 7% 급락했다. 수급 측면에서 반도체 시장 업황이 반등을 만들 만큼 여건이 갖춰지지 않았다는 의미다. 반등시기도 늦춰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수출의 회복시점도 지연될 수 있다. 반도체 부진 지속과 함께 원·달러 환율 및 국제유가 하락까지 겹치면서 전체 수출입물가도 2개월 연속 동반 하락 중이다.


■반등 못한 D램 수출가격

1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가격(원화 기준)은 전월 대비로 3.8% 하락을 기록했다. 주력 반도체 상품인 D램 수출가격 하락폭은 -7.2%로 더욱 컸다.

반도체 수출가격은 올 들어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지난 8월과 9월 2개월간 가격이 보합세로 전환됐다. D램도 지난해 8월부터 1년 이상 이어지던 가격하락세가 8월에 멈추고 보합세를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반도체 시장이 반등을 위한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러나 10월 D램을 비롯한 반도체 수출가격이 다시 큰 폭 하락하면 수출 전반의 반등도 지연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고 있다.

실제 반도체 가격이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면서 전체 수출도 반등세를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 10월 수출을 보면 전년동월 대비 14.7% 감소했다. 지난 2016년 1월(-19.6%) 이후 3년9개월 만에 최악의 수출실적이다. 이달에도 1~11일 누적 수출이 119억달러에 그치면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0.8% 줄었다. 반도체 수출액도 33.3%로 크게 축소됐다.

이와 관련, 한은 관계자는 "반도체 재고 과잉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보통 분기 초에 공급업체가 반도체 가격을 조정하는 만큼 영향을 미쳤다"고 전했다.

다만 시장에서는 반도체 시장이 바닥에 근접, 반등을 앞두고 있으며 내년 1·4분기 중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최도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D램 재고가 감소세에 진입했고 내년 1·4분기 말에는 공급부족 진입을 전망한다"며 "현재 업황은 턴어라운드 초입 구간에 위치한다"고 지적했다.

■수출·수입물가 동반부진 지속

반도체 수요부진과 함께 원·달러 환율 및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지난달 수출물가가 2개월 연속 동반 하락했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0월 수출입물가지수를 보면 지난달 수출물가는 전월 대비 1.9% 내렸다. 1년 전과 비교해서는 7.3% 떨어졌다. 반도체 경기가 살아나지 못하면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수출물가가 전월 대비 2.5% 떨어지면서 전체 수출물가 하락을 이끌었다.

아울러 원·달러 환율이 하락(원화강세)한 점도 수출물가 하락에 영향을 줬다. 같은 값의 수출품이라도 원화로 환산한 가격은 내려가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9월(평균) 1197.55원에서 10월 1184.13원으로 1.1% 하락했다.


수입물가는 국제유가 하락과 원화강세에 2개월 연속 떨어졌다. 10월 수입물가는 한 달 전과 비교해 2.1% 내렸다.


우리가 주로 수입하는 중동산 두바이유는 지난 9월 배럴당 61.13달러에서 10월 59.39달러로 2.8% 하락했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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