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헬기 의혹' 세월호 임경빈 母…"왜 내 아들을 죽였나"

뉴시스

입력 2019.11.13 16:14

수정 2019.11.13 16:14

비 오고 찬바람 부는데…청와대 앞 피켓시위 "아들의 마지막 보고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故임경빈군…배로 병원이송 '4시간41분' 걸려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세월호 유가족들이 13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수사단의 철저한 수사 촉구와 대통령의 국정원, 해군, 청와대에 대한 수사 보장 관련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19.11.1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세월호 유가족들이 13일 오후 서울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세월호 특별수사단의 철저한 수사 촉구와 대통령의 국정원, 해군, 청와대에 대한 수사 보장 관련 피켓 시위를 하고 있다. 2019.11.13. park7691@newsis.com
【서울=뉴시스】조인우 기자, 정성원 수습기자 = 빗방울이 떨어지고 찬바람이 불기 시작한 13일 오후. 전인숙씨는 노란 우산을 쓴 채 굳은 얼굴로 청와대를 바라보고 서 있었다. 전씨는 세월호참사 피해 학생 고(故) 임경빈군의 어머니다.

유경근 4·16세월호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에 따르면 전씨는 "아들이 진실을 알려줘서" 이날 청와대 앞에 나왔다.

"믿을 수가 없어요. 내 아들의 (구조 당시) 영상을 직접 봤기 때문에 도저히 가만히 있을 수 없었어요. 억울하고 분통이 터지는 부모의 마음에서 이렇게 피켓을 들고 나왔습니다.
"

양 손에 쥔 피켓에는 "내 아들을 왜 죽였는지 꼭 알고 싶다. 대통령의 이름으로 살인자들을 찾아내라고 명령해달라"는 호소가 적혔다. 임군은 최근 사회적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조사 결과로 불거진 '헬기 구조 지연 의혹'의 당사자다.

특조위에 따르면 임군은 구조 당시 맥박이 살아 있었음에도 20분 만에 병원 도착이 가능한 헬기가 아닌 함정을 통해 옮겨졌다. 이로 인해 걸린 시간은 무려 4시간41분이다. 임군이 타지 못한 헬기에는 당시 김석현 해경청장과 김수현 서해해경청장이 탄 것으로 조사됐다.

전씨는 "단지 진상규명 하나 하겠다고 2014년 4월16일부터 이렇게 거리에 나와 있다"며 "눈비가 내리든 날씨가 어떻든 아이들을 위한 마음으로 그런 건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전씨의 옆에는 또 다른 단원고 학생 피해자 고(故) 김시연양의 어머니 윤경희씨가 함께 서 힘을 보탰다. 윤씨는 4·16세월호가족협의회에서 대외협력부장을 맡고 있다.

그는 "경빈이 (구조)영상을 보면서 다른 엄마·아빠들도 내 아이가 거기 누워 있는 것처럼 보여 충격을 많이 받았다"며 "저 시간에 내 아이도 살아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눈물을 보였다.

최근 검찰이 세월호 참사 특별수사단을 공식 출범하면서 2014년 4월16일의 진상규명을 향한 기대가 재차 모이고 있다.


특조위는 '헬기 구조 지연 의혹'과 관련해 이날 검찰에 참사 당일 구조 및 수색의 적정성에 대한 검찰 수사의뢰를 하기로 의결하기도 했다.

윤씨는 "지난 3월부터 특별수사단을 요구했는데 저희에게 어떤 귀띔도 없이 뉴스 속보를 보고 알아 당황스러웠다"며 "경빈이 일이 알려지고 사전 준비도 없이 출범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전씨 역시 "검찰이 이 전에 충분히 할 수 있었음에도 아무것도 안 했다는 의구심이 있다"며 "이번에는 저희가 이쯤 했으면 최선을 다했다고 느낄 때까지 피해자의 목소리를 들어가면서 (진실을) 밝혀나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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