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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린 獨 경제전망, 내년 다시 상승 vs. 경기악화 심화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12 17:47

수정 2019.11.12 19:15

정부 낙관적 견해 속 재계는 불안
자동차·수출 추락… 내수는 탄탄
경기부양 주장에 ‘오버슈팅’ 우려
독일 경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내년이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란 낙관과 심각한 경기악화를 막기 위해 지금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독일 정부는 낙관적 견해를 유지하고 있지만 재계 일부에서는 경기부양을 통해 경기침체가 서비스업 등 다른 부문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지표들도 엇갈리기는 마찬가지다. IHS 마킷 설문조사 등 일부 지표는 경기둔화세가 서비스업 등으로 확산되는 것을 가리키고 있지만 수출, 신규 공장주문 등 지표는 상승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현지시간) 독일에 경기침체 망령이 어른거리는 가운데 경제전망이 엇갈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IHS 마킷은 독일이 "유럽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병자가 됐다"고 경고하고 있는 반면 독일 정부는 경제가 일시적으로 기술적인 얕은 수준의 경기침체에 빠지기는 하겠지만 내년이면 다시 성장 시동을 걸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수출은 추락, 내수는 탄탄

오는 14일 발표되는 3·4분기 독일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가 확실시 된다. 2·4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이어 2개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정의되는 기술적인 경기침체를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경제흐름은 엇갈린다. 독일 경제의 핵심인 자동차와 수출이 미국과 중국간 무역전쟁, 이에따른 세계 경기둔화 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고, 산업생산이 1년 반 동안 하강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내수는 탄탄하다. 대표적인 내수업종인 건설업은 베를린 건설 붐 덕에 활황세다. 내년 여름까지 주문이 밀린 상태다. 9월 건설활동은 1.8%가 늘었다. 수출도 9월 1.5% 증가했고, 같은달 제조업 신규주문 역시 1.3% 늘었다.

반면 자동차·자동차 부품 업체들을 비롯해 독일 수출업체들은 미중 무역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불확실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독일 산업 핵심인 자동차 생산은 올들어 10월까지 9% 감소했다. 산업생산 역시 둔화되고 있다. 9월 산업생산은 1.3% 감소했다. IHS마킷은 독일 민간기업들의 자신감이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면서 기업심리가 지난 여름 이후 벼랑 끝으로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구매관리자지수(PMI) 보고서를 작성하는 IHS 마킷의 필 스미스 이코노미스트는 "독일이 그저 유럽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병자가 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독일 상공회의소(AGCCI)의 에릭 슈바이처 소장은 경기침체가 심각해지기 전에 정부가 대규모 경기부양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기부양 필요 vs 오버슈팅

앙겔라 메르켈 독일 정부가 경제정책을 자문하는 독일 경제전문가평의회(CEE)는 지난주 경제지표들이 '이분화' 됐다고 결론내리고 2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산업부문 침체가 내수로 확산될 가능성, 또 다른 하나는 산업부문이 되살아나면서 정부의 경기부양이 '오버슈팅'이 될 가능성 2가지다. CEE는 "산업 부문 취약세가 장기화될수록 취약세가 전체 경제로 확산될 가능성은 높아진다"고 우려했다. CEE는 또 "서비스부문 기업들의 전망도 약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CEE 소속으로 독일이 유럽중앙은행(ECB) 집행이사로 내정한 이사벨 슈나벨은 신중한 입장이다. 슈나벨은 실시간으로는 경제가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정확히 진단할 수 없다면서 경기부양이 경제 성장을 과열로 이끄는 '오버슈팅'이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독일 중앙은행 분데스방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옌스 울브리히도 "경제의 설비가동률이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에서는 대규모 재정정책이 불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독일 정부도 부양책에 반대한다.
올라프 숄츠 재무장관은 독일 경제전망이 여전히 밝다면서 미중 무역전쟁 휴전과 브렉시트가 자리를 잡아가면서 수출도 현저히 개선될 것으로 낙관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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