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연장 압박하는 美, 느긋한 日… 한국'지소미아 출구전략'고심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8:10

수정 2019.11.07 18:10

일각에선 극적 연장 전망에도 日 기류 변화 없이는 힘들 듯
"동맹 위해 같이 갑시다"/박한기 합참의장(왼쪽)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 콜리어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 4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동맹 위해 같이 갑시다"/박한기 합참의장(왼쪽)과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유엔군 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미연합사 콜리어필드 체육관에서 열린 '한미연합군사령부 창설 4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기념촬영 뒤 함께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한·미·일 안보공조의 중요한 한 축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문제를 놓고 우리 정부가 출구전략 마련을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한·일 실무급 협상을 전제로 오는 22일 종료되는 지소미아가 극적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긍정적 전망도 제기된다.

하지만 일본의 수출보복 규제가 철회돼야 한다는 반대 입장이 워낙 강해 일본 측의 기류 변화가 없는 한 지소미아 연장을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7일 청와대에 따르면, 아직도 "지소미아 종료에 대한 우리 입장은 같다"는 방침이지만 당장 문재인 대통령은 물론 문희상 국회의장, 외교부, 국방부의 태도는 이전과는 다소 톤이 달라진 모양새다.


일본에 대한 강경론이 이달 들어 대화와 협상 쪽으로 중심추가 옮겨졌기 때문이다.

정부와 청와대 일각에선 지소미아 종료에 따른 이점이 별로 없고, 역풍 가능성은 상당히 큰 상황 속에서 연장으로 갈 명분을 만들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재로선 이렇다 할 긍정적 변수가 확연하게 나타나진 않고 있다.

한·일 갈등의 최대 쟁점인 강제징용 문제 해법과 관련, 방일한 문희상 국회의장이 한·일 기업이 '자발적'으로 기부금을 조성하고 여기에 양국 국민의 성금을 모아 피해자들에게 위자료로 건네는 안을 일본 측에 제시했지만 일본은 "한국의 현명한 대응을 요구한다"며 사실상 불수용 의사를 내비쳤다.

일단 문 대통령이 최근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정상회의에 앞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손을 이끌며 사전 환담을 한 것이나, 지난 2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에게 중재를 요청한 것도 교착상태에 빠진 한·일 관계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의 기본적인 입장은 지난 7월 이후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된다면 지소미아 연장 문제를 전향적으로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꿈쩍도 하지 않아 우리 정부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이대로 지소미아가 종료된다면 한·일 갈등은 더 깊어지고 한·미 동맹, 방위비분담금협정에까지 악영향이 예상된다.
방위비분담금, 지소미아 문제 등에 대한 미국의 압박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출구전략을 위해서라도 일본 정부의 기류 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조진구 경남대 교수는 "수출규제 문제가 일본의 시행령과 관련된 문제라 단시간 내에 풀기 어려운 만큼 지소미아 연장이 필요하다는 일본의 공식적 의사표현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수는 이어 "수출보복 문제를 풀기 위해 한·일 통상당국 간 협의를 각급에서 하겠다는 (양국 간 실무급 차원의) 합의가 나오는 방향으로 (양국이) 명분을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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