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조국 일가, 떳떳하다면 조사 피하지 말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7 17:03 수정 : 2019.11.07 17:03
"조사받을 몸상태는 됩니다."

최근 검찰의 한 고위간부가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57)와 조 전 장관 동생 조모씨(52·웅동학원 사무국장)의 건강 상태를 두고 기자에게 한 말이다.

실제로 검찰은 이들이 조사받을 수 있는 건강 상태라고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며, 법원도 이를 인정해 영장을 발부했다. 즉 검찰과 법원 모두 입원 기록 및 전문의 의견서 등을 꼼꼼히 체크한 뒤 내린 신중한 결정이었다.


그러나 정 교수는 구속 후 총 6차례 소환을 통보받았으나 건강 문제를 이유로 2차례 불출석했다. 조씨도 구속된 뒤 총 3차례 조사를 받았지만 모두 건강상태 등 이유로 조사 중단요청을 했다. 지난 6일에는 허리디스크 통증을 이유로 불출석사유서까지 제출했다.

이들의 연이은 조사 불응태도로 '꾀병' '시간끌기' 등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특히 정 교수는 2차 구속기간 만료일이 1주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일부러 시간을 끌고 조사를 못하게 해 재판을 유리하게 이끌려는 꼼수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4차례 조사는 응해 강제구인 가능성은 피하고, 시간을 끌어 실속을 챙겼다는 것이다.

검찰로서는 조사할 분량은 많은데, 이들이 조사에 비협조적이어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근래 검찰이 인권을 우선시하는터라 야간조사 및 강제수사도 강요할 수 없는 처지다. 검찰은 공식 입장을 통해 "건강상태 등 이유로 조사 중단요청으로 충분한 조사시간을 확보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조사 자체를 못해 혐의를 입증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면 재판에서도 범죄 진위를 가리는 데 제약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이다. 조사가 덜 된 사건을 재판부 스스로만 판단하는 게 어렵다는 것이다.

차장검사 출신인 한 변호사는 "피의자가 죽어가는 상황도 아닌데 조사 자체를 거부하는 건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이런 상태에선 재판에 넘겨져도 사건의 진위를 제대로 파악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수사기관이 수사할 권리가 있듯이, 피의자는 조사받을 의무가 있다. 정당하게 조사를 받고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우선일 것이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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