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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 2년… 쪼그라든 주식시장, 덩치 커진 채권시장[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6 17:28

수정 2019.11.06 17:37

상장사 시총 1900조→1500조
실적·신용도 악화로 주가 하락
채권 잔액 1867조→2012조
금융채·회사채 발행 물량 증가
미중 무역전쟁 2년… 쪼그라든 주식시장, 덩치 커진 채권시장[마켓워치]

최근 몇 년 사이 국내 주식시장 규모는 줄어든 반면 채권시장은 빠르게 덩치를 키우고 있다. 특히 금융권과 기업들이 채권으로 자금조달을 늘리면서 채권시장 확대를 주도하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과 실적·신용도 악화로 주가는 힘을 못 쓰는 상황에서 기업들은 빚을 늘리는 셈이다.

6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중 무역분쟁이 지난해 본격화하면서 최근 2년간(2018년 1월 2일~2019년 11월 5일) 코스피·코스닥의 시가총액은 200조원 이상 허공으로 날아갔다.

지난 5일 기준 시가총액은 코스피 1437조9521억원, 코스닥 237조1941억원으로 모두 1675조원 수준이다.

지난해 초 1901조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년 새 230조원이 사라진 셈이다.
지난해 시작된 미·중 무역분쟁에 올해는 홍콩 시위, 한·일 경제갈등과 같은 악재가 겹치면서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와 달리 채권시장은 100조원 넘게 덩치를 키웠다. 코스콤에 따르면 국내 채권시장 규모(발행잔액 기준)는 2012조2695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1월 2일(1867조7314억원) 대비 140조원가량 늘었다. 채권시장 규모는 올해 4월 처음으로 2000조원을 넘어선 후 5월을 제외하고 2000조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전체 채권시장의 약 5분의 1을 차지하는 국채 규모는 줄었으나 금융채와 회사채가 빠르게 증가하면서 시장 규모를 키웠다. 구체적으로는 국고채와 국민주택 채권 등을 포함한 국채계 규모는 649조원으로 전체 채권시장의 2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말(673조원)과 비교해 20조원 이상 감소한 수치다. 금융채(은행채, 여전채 등)는 465조6392억원으로 지난해 말(446조773억원) 대비 20조원 가까이 늘었다. 은행채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KDB산업은행 채권은 2011년 12월 말 36조원 수준이었으나 대기업 구조조정을 수차례 겪으며 2016년 10월 100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발행 물량과 속도를 조절하며 지난해 말 103조원 수준에서 11월 현재 101조원 수준으로 소폭 줄었다.

같은 기간 기업은행, 수협은행, 수출입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은 은행채 발행을 늘렸다. 이 외 카드사, 할부금융사들도 채권 조달을 늘렸다. 무엇보다 회사채 증가 속도가 가팔랐다.

지난해 말 기준 회사채 발행잔액은 300조2369억원에서 이달 337조332억원으로 30조원 넘게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10대 그룹의 물량이 162조7400억원으로 회사채 시장의 절반을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42조1810억원), SK그룹(33조3360억원), 롯데그룹(26조2960억원), 삼성그룹(11조9380억원) 순이다.
주택금융공사채, 공사채를 포함한 특수채 규모는 325조127억원에 이른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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