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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스틸웰 "문재인-아베 방콕회담, 매우 고무적인 신호"

강중모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6 11:10

수정 2019.11.06 11:10

최대 관심사인 '지소미아'에는 말 아껴
한미동맹은 인·태지역 평화의 '린치 핀'
신남방과 美 인·태전략 협력 강화 강조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데이비드 스틸웰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데이비드 스틸웰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대화할 기회가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매우 고무됐다"고 밝혔다.

6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세영 외교부 1차관을 만난 스틸웰 차관보는 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일 정상의 만남을 두고 "이는 관계가 개선되는 것을 주시하는 과정에서 고무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아세안+3 정상회의 계기 아베 총리와 만나 11분 간 환담을 하며 한·일 관계 악화 문제를 풀기 위해 대화가 필요하다는 것에 합의했다.


게다가 문 대통령은 필요하다면 추후 고위급회담을 열자고 제안해 양국 정상의 셔틀외교가 부활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또 이번 만남을 계기로 최악으로 치달은 한·일 관계를 복원할 수 있는 실마리가 마련됐다는 평가도 쏟아졌다.

스틸웰 차관보는 "말해왔듯 한미 관계와 동맹은 인도·태평양지역 평화와 안보의 핵심축(linchpin)"이라고 강조하면서 방콕에서의 논의를 통해 이를 더욱 강화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 정상회의에서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한국의 신남방정책이 겹치는 부분을 확인한 문서를 도출했다고 밝히면서 한·미 양국 간 상호 관심사와 잠재적인 협력 분야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는 지난 2일 방콕에서 외교 차관보 회의를 갖고 인도·태평양 전략과 신남방정책 간 협력 동향을 망라한 '설명서'(Fact Sheet)를 채택했다. 이 자리에서 스틸웰 차관보는 우리측 윤순구 차관보와 만났다.

이날 스틸웰 차관보는 최근 한·일 관계와 한·미 동맹의 최대 관심사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와 관련한 협의를 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답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오는 22일로 다가온 지소미아 종료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그가 한국을 찾을 것을 두고 미국이 자신들의 입장인 지소미아 연장을 다시 한 번 강하게 촉구하기 위한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 바 있다.

실제로 미국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이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에게 위협이 되고 한·미·일 공조 체제에 큰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8월 22일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이후 여러 차례 공식 채널을 통해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처럼 그가 지소미아와 관련된 어떤 발언을 내놓을지 매우 큰 관심이 쏠렸지만 결국 그가 강 장관, 조 차관과의 연쇄회동에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재고해달라는 요청을 했는지 여부는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스틸웰 차관보는 외교부를 떠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와 회동한 뒤 오후에는 서울 용산구에 있는 국방부를 찾아 정석환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 주요 당국자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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