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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토너먼트에 돌입한 U-17 축구대표팀…"형님들, 기다려"

뉴스1

입력 2019.11.05 11:14

수정 2019.11.05 11:14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부터는 아무도 모른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이 월드컵 16강에 진출했다. 토너먼트부터는 아무도 모른다.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임성일 기자 = 세계 대회에 출전한 경험이 있는 지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외치는 것이 "토너먼트만 올라가면 아무도 모른다"는 이야기다.

여러 경기들의 전적이 쌓여서 순위를 가리는 것이라면 객관적인 전력에서 밀리는 팀들이 불리해지지만 어차피 단판 승부는 예측이 어렵다는 의미다.
다양한 변수가 존재하고 그렇기 때문에 소위 이변이라 불리는 결과가 심심치 않게 발생하는 것이 녹아웃 스테이지다. 특히 평정심을 찾기가 쉽지 않은 어린 선수들의 대회는 더더욱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볼 때 김정수호도 1차 관문은 통과했다. 이제부터는 토너먼트이고 16강에서 기세를 탈 수 있다면 정정용호가 그랬듯 세계를 또 놀라게 할 수 있다.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이 6일 오전 4시30분(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고이아니아 올림피코 스타디움에서 앙골라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16강전을 갖는다. 대표팀은 지난 3일 칠레와의 C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2-1로 승리, 2승1패로 C조 2위를 차지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한 바 있다.

지난 2017년 인도에서 열린 대회 때 본선 진출조차 실패했던 한국은 2015년 칠레 대회 이후 4년 만에 토너먼트에 올랐다. 이제 1경기만 더 이기면 한국 U-17 월드컵 사상 최고 성적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지금껏 이 대회에서 거둔 최고 성적은 8강으로, 손흥민과 김진수 등이 활약했던 2009년 나이지리아 대회와 서정원, 신태용이 주축이던 1987년 대회였다.

가능성은 충분하다. 토너먼트 첫 관문에서 만날 앙골라는 A조 2위로 16강에 진출한 팀이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2승1패를 거뒀으나 내용은 썩 좋지 않았다. 뉴질랜드와 캐나다 등 상대적으로 강호라 부를 수 없는 팀에게 2-1로 힘겹게 이겼다. 한국이 충분히 제압할 수 있는 팀이라는 평. 상대도 상대지만 우리의 기세가 좋다는 게 더 달갑다.

남미의 강호 칠레를 꺾은 뒤 김정수 감독은 "우리 스타일대로 시작부터 강하게 전방 압박을 펼친 것이 주효했다. 칠레가 객관적으로 강팀이라, 상대가 여유 있게 플레이할 것으로 예측하고 더 강하게 밀어붙였다"는 소감을 전한 바 있다. 요행으로 이겼거나 웅크리고 있다가 역습으로 제압한 게 아니라 준비한 전술로 꺾은 것이라 더 고무적이다.

김정수호는 일찌감치 강한 의욕을 품고 이 대회를 준비한 팀이다. 대회를 앞두고 김 감독 스스로 "본선에서도 경쟁력 있는 축구를 하고 싶다. 그것을 위해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우리 팀이 훈련 강도가 센데, 선수들이 잘 버텨줬다"면서 "솔직히 기대가 많이 된다. 거만하게 들릴 수 있으나, 자신 있다"는 출사표를 던졌는데 수장의 뜻을 선수들이 실천해주고 있다.

지난 여름 폴란드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정정용호의 결승 진출을 예견한 사람은 없었다. 당시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현재 17세 대표팀보다도 고전했다. 그러나 토너먼트부터 기세를 타기 시작했고 그렇게 붙은 불은 결승까지 타올랐다.


어차피 토너먼트에만 올라가면 아무도 모른다. 변수가 더 많은 17세 이하 선수들의 대회다.
앙골라를 꺾으면 형님들의 뒤를 따라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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