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맥박 회복' 세월호 희생자…해경 통신망에 생존보고 없었다

뉴스1

입력 2019.11.05 10:54

수정 2019.11.05 10:54

원격의료시스템 영상에 따르면 아직 맥박이 뛰고 있었던 세월호 희생자 A군(특조위 제공 영상 캡처) © 뉴스1
원격의료시스템 영상에 따르면 아직 맥박이 뛰고 있었던 세월호 희생자 A군(특조위 제공 영상 캡처) © 뉴스1

(서울=뉴스1) 서혜림 기자 = 세월호 참사 당시 맥박이 남아 있던 희생자가 구급 헬기로 이송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해경의 상황공유 통신망에 바이탈사인(활력징후) 회복 관련 교신이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희생자의 맥박이 돌아왔음에도 상황공유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5일 '가습기살균제사건과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에 따르면 참사 당일 해경의 티아르에스(TRS·주파수공용통신) 음성 교신 내용과 ‘상황정보 문자시스템’(코스넷)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구조된 희생자의 활력징후가 돌아왔다는 보고가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참사 당일 오후 5시24분에 발견된 A군은 6분 뒤 해경 3009함으로 옮겨졌다. 당시 A군의 상태를 측정한 목포한국병원의 원격의료시스템에 따르면 발견 이후 35분이 지난 오후 5시59분 기준으로 A군의 산소포화도는 69%였고 맥박도 잡히는 상태였다.

그러나 특조위에 따르면 해경의 TRS와 코스넷엔 3009함정에서 오후 5시48분에 '현재 계속하여 심폐소생술 시행 중이나 반응이 없는 상태임'이라는 보고를 올린다.
이후 오후 6시56분에 '기존 사체 인계 중'이라는 다른 상황 보고는 있었지만 그 사이 A군의 활력징후가 돌아왔다는 내용의 보고는 없었다.

오후 5시59분 3009함정에서 영상채증담당 해경요원이 촬영한 원격의료시스템에 의하면 A군의 맥박이 잡히는 상태였음에도 상황공유 통신망인 TRS와 코스넷에는 보고가 없었던 것이다.

특조위 관계자는 "당시에 TRS와 코스넷 말고도 유선무전기와 직접대면보고 등 여러 통신 수단이 있었기 때문에 TRS와 코스넷에 상황보고가 안 들어왔다고 해서 (모든 통신에) 보고가 누락됐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특조위는 해경이 당시 영상 모니터를 다 같이 봤는지 보고가 어디까지 됐는지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다른 라인에서) 조작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 중이며 해경청장 등 지휘부가 연루됐는지도 살펴보고 있다"라고 밝혔다.

참사 당시 세 번째로 발견된 단원고 학생 A군은 발견 직후 맥박이 회복된 상태였지만 헬기로 이송되지 못한 채 5척의 배를 통해 4시간41분이나 걸려 병원에 도착했다. 헬기로는 20분이 걸리는 거리였다.

A군이 오후 5시30분쯤 3009함에 옮겨진 뒤로 오후 5시40분과 오후 6시35분 두 차례에 걸쳐 해경 B515 헬기와 B517 헬기가 3009함에 내렸지만, 이 헬기들은 A군이 아닌 김수현 당시 서해청장과 김석균 당시 해경청장을 태우고 돌아갔다. 이후 오후 7시15분에 A군의 심폐소생술은 중단되며 사망자로 명명된다.
A군이 병원에 도착한 시간은 오후 10시5분이었다.

한편 '4.16세월호 참사 가족협의회(가족협의회)는 13일까지 국민참여를 받아 세월호참사에 책임이 있는 122명을 고소·고발할 예정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를 직권남용과 범죄은닉교사죄 등으로 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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