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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워치] 광물공사, CP 1500억 발행.. 차입으로 연명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1.03 16:46

수정 2019.11.03 17:59

1월 사채발행한도 4조 모두 소진 통폐합 지연되며 자금소요 증가
[마켓워치] 광물공사, CP 1500억 발행.. 차입으로 연명

올해 초 사채 발행한도 4조원을 모두 소진한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장기 기업어음(CP) 발행으로 차입을 또다시 확대하고 있다. 광물공사와 광해관리공단 통합이 지연되면서 자금 소요가 늘고 있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광물공사는 지난달 31일 3년물 장기 CP 1500억원어치를 발행했다. 광물공사가 증권사에 CP 발행을 요청한 것으로, 4개 증권사가 물량을 나눠 기관투자자들을 모집했다.

통상 CP는 만기가 1년 미만으로 3~6개월 차환하거나 상환하는 단기물이지만 회사채 발행이 막힌 광물공사는 1년물 이상의 장기 CP 발행을 확대하고 있다. CP 발행잔액(5100억원) 가운데 2600억원이 1년 이상 장기물이다.
광물공사는 올해 1월 사채 발행한도 4조원을 모두 소진하면서 차환발행만 가능한 형편이다. 종전에는 KEB하나은행과의 계약으로 2500억원어치 CP를 조달하기도 했다.

CP 발행에는 사실상 한도가 없다. 정부가 공기업들의 무분별한 CP 발행을 제한하기 위해 'CP 발행 전후 이사회에 CP 발행 등 차입금에 대한 보고를 하라'는 관리지침을 만든 바 있으나 강제성이 없어 사실상 무용지물이다. 당장 자금을 조달하지 않으면 채권 디폴트 위기가 커지는 상황에서 광물공사 이사회는 차입 확대를 지켜만 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광물공사는 올해 2월까지만 해도 CP를 2500억원 이내에서 발행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CP 발행에 제한이 없다보니 2245억원이던 CP 발행규모(잔액 기준)는 8개월 만에 2배로 증가했다.

광물공사는 '부실덩어리'가 됐지만 정부가 신용도를 보증해주는 덕분에 신용도는 AAA로 초우량채에 속한다. 광물공사의 자금상황이 악화일로에 있어도 CP 투자자들이 꾸준하게 나오는 이유다. 최악의 상황에도 정부가 해당 채권의 손실을 보전해 줄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산업통상자원부 해외자원개발 혁신 태스크포스(TF)는 지난해 3월 "광물공사는 약 10년간 총 투자액 대비 회수액이 10%에 불과한 데다 확정된 누적 손실액이 투자액의 40%를 넘는다"며 유관기관인 광해관리공단과 통폐합을 권고했다.
그러나 노조의 반대로 통합은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광물공사 남윤환 사장 직무대행은 지난달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국광해관리공단과 통합하는 내용의 '한국광업공단법안'(통합공단법)이 무산돼 내년 해외사채 발행이 안 될 경우 기관 부도까지 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매년 1조원 넘는 금융부채를 상환해야 하지만 추가 사채를 발행할 재원도 없어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 광물공사의 현주소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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