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북한

北 설정 핵협상 연말시한, 딱 두달…김정은 선택은?

뉴스1

입력 2019.11.01 06:30

수정 2019.11.01 06:30

© News1 김일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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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 2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19.4.13/© 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최고인민회의 제1차회의 2일회의에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갈무리) 2019.4.13/© 뉴스1

(서울=뉴스1) 최종일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제시한 시한인 연말까지 1일로 딱 두 달이 남게 됐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새로운 계산법' 수립을 요구하면서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라고 말했다.

시정연설 내용이 공개된 직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차 정상회담이 좋을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고 화답해 북미 간 대화가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비핵화 협상은 지난 수개월 간 진전을 보지 못했다.

지난 6월 말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동 이후 수주 내 열릴 것으로 예상됐던 실무협상이 지난 10월 초에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어렵게 개최됐지만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노딜'로 마무리됐다.


북한은 지난 5월 이후 10여 차례 미사일을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였고, 또 과거 북미 협상을 주도했던 원로들을 끌어들여 연말 시한을 상기시키는 담화를 최근 수차례 발표하며 내년 11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을 압박하고 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은 지난달 24일 "우리는 미국이 어떻게 이번 연말을 지혜롭게 넘기는가를 보고 싶다"고 했고, 사흘 뒤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은 미국이 "시간끌기를 하며 올해 말을 무난히 넘기려고 한다면 어리석은 망상"이라고 위협했다.

지난 2월 말 하노이 '노딜' 이후 남북 관계도 활로를 찾지 못하고 있다. 미국과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남측을 배제하는 ‘통미봉남’(通美封南)이 굳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은 과거의 금강산 사업 방식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남측과 합의해 남측 시설물을 철거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우리 측이 실무회담 개최를 제안했지만 북한은 이를 거절하고, 기존의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자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북한이 설정한 시한이 2개월밖에 남지 않으면서 김 위원장이 올 초 언급했던 '새로운 길'이 어떻게 구체화될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모인다.

김 위원장은 신년사에서 구체적인 설명 없이 "미국이 제재 책동 등으로 압박을 지속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제·핵 병진노선’으로의 회귀는 '과거의 길'이기 때문에 '새로운 길'은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하되 추가 도발없이 중국, 러시아, 유엔 등과의 공조나 협력을 통해 체제를 유지하고 생존을 추구하는 방식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북한이 올해 들어 자력갱생을 부쩍 강조하고 있다는 점은 이에 대한 방증으로 지적된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하노이 회담 결렬 직후인) 지난 3월 중국과 유엔 주재 북한 대사를 소집한 일이 있다.
또 지난 한해 동안 유엔에 대단히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데 '도와달라'는 뜻도 있겠지만 국제사회 일원이란 점을 부각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그렇지만 북한이 핵무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핵무기를 실전배치하는 등 초강경 자세로 나와 2017년 '화염과 분노' 국면으로 돌아갈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안보전략연구실장은 최근 보고서에서 "갈등을 극도로 제고시켜서 문제의 해결을 추구해 온 과거 북한의 행태에 근거하여 판단할 때, 협상이 붕괴되면 북한이 도발적 선택을 할 개연성은 존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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