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대기업

자축보다 차분히 보내는 '삼성전자 50돌'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31 18:46

수정 2019.10.31 18:56

1일 ‘창립 50주년’ 맞이하지만
경영환경 불확실 등 분위기 차분
40주년처럼 대대적 이벤트 없이
우수직원 표창 등으로 일정 소화
"창립 50주년이면 떠들썩할 만한데 경영환경이 어수선하다보니 차분하게 보내자는 분위기입니다."

삼성전자 고위 임원은 11월 1일 '창립 50돌'을 앞둔 사내 기류를 담담하게 전했다. 한국경제의 굳건한 버팀목인 삼성전자가 창립 반 백년이라는 기념비적인 역사를 조용히 보내기로 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10월 31일 삼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창립 50주년 기념행사를 예년처럼 수원사업장인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조촐하게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창립 50주년 행사에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고동진 정보기술모바일(IM) 부문 사장 등 임직원 500여명이 참석해 창립 정신을 기리고 우수직원 표창 등의 일정을 소화하는 것으로 마무리할 예정이다. 창립기념사는 지난 해처럼 김기남 부회장이 맡아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을 제시하고 임직원의 화합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창립 50주년이지만 지난해와 행사 규모나 내용이 달라진 건 없다"며 "별도의 비전 선포식도 없다"고 전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50주년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이벤트를 마련할 것이라는 재계의 예상을 빗겨간 것이다. 창립 50년이라는 상징성과 삼성전자가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큰 만큼 반세기를 정리하고 백년기업으로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2009년 삼성 서초사옥에서 열린 창립 40주년 기념식 당시에는 '비전 2020'을 발표하고 매출, 브랜드가치 등의 중장기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창립 50년의 경영 성적표를 담은 '50년 사사(社史)'에도 총수가 아닌 전문경영인들의 메시지가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40주년과 뚜렷하게 대조되고 있다.
40주년 당시에는 연초 '삼성전자 아카데미 대축제'를 시작으로 '삼성컴퓨터 그린대축제' '창립 40주년 고객사랑 대축제' 등 대규모 마케팅 행사들이 줄줄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50주년 타이틀을 단 행사는 찾아볼 수 없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50주년 행보는 이재용 부회장의 재판과 경영환경의 불확실성, 시대적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삼성이 어려운 대내외 환경속에 처해있지만 100년 기업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미래의 그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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