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사상 최저' 기준금리에도 펀드자금 한달새 1조 빠져나갔다[마켓워치]

김현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10.31 18:11

수정 2019.10.31 18:11

채권형 펀드가 순유출 주도
증시 관망 분위기도 강해져
MMF로는 12조907억 유입
'사상 최저' 기준금리에도 펀드자금 한달새 1조 빠져나갔다[마켓워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으로 내렸지만 자본시장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국내 펀드에서만 1조원 넘게 이탈했다. 통상 기준금리 인하는 시장에 유동성 공급이라는 호재로 여겨지지만 외려 채권가격은 떨어지고, 주식시장은 투자자의 관망세가 짙어지며 힘을 받지 못하는 모습이다.

10월 31일 코스콤에 따르면 주택담보대출 금리와 연동되는 은행채 5년물 금리(AAA등급)는 전날 기준 1.783%를 가리키고 있다. 지난 9월 말 1.545%였던 5년물 금리는 이달 23.8bp(1bp=0.01%포인트) 올랐다. 신용대출 등 만기가 짧은 상품에 연동되는 은행채 1년물 금리 역시 1.494%에서 1.529%로 상승했다.


시장에선 혼란스럽다는 반응이다. 기준금리가 내렸지만 가계대출 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시중금리의 지표가 되는 국고채 금리가 급등한 탓이다. 3년물 국고채 금리는 10월 30일 기준 1.481%다. 10월 초 1.323% 대비 15.8bp 상승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 국고채 금리 상승의 배경으로 △안심전환대출 주택저당증권(MBS) 물량 부담 △확장 재정정책에 대한 부담 등을 꼽았다. 주택금융공사는 12월부터 20조원 규모의 안심전환대출에 따른 대규모 MBS를 발행할 예정이다. 또 정부는 내년 재정지출 확대를 위해 130조원 규모의 국채 발행도 계획하고 있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수급부담 때문에 채권가격은 더 하락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내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1·4분기 중 추가로 기준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소멸된 점도 채권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

국내 펀드에서는 한 달 새 1조원 넘는 돈이 빠져나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펀드(MMF 제외)에서 최근 1개월 동안 1조361억원이 순유출됐다. 국내 펀드 시장의 환매를 주도한 것은 채권형 펀드였다. 국내채권형 펀드에서만 7120억원이 빠져나갔다. 대체펀드에서 2287억원, 혼합형 펀드에서 1004억원이 이탈했다. 국내 주식형 펀드는 순유입세를 보였지만 규모는 50억원에 그쳤다. 기간을 좁혀 보면 최근 11일 연속 순유출을 기록했다. 시장에선 경제성장률 둔화세와 추가적인 증시 상승에 대한 기대감이 약화된 영향으로 진단했다. 반면 부동자금으로 여겨지는 머니마켓펀드(MMF)에는 한 달 새 12조907억원이 들어왔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강세를 보였으나 2100 선 안팎에 머물고 있다.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주식시장에서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분쟁의 불확실성으로 관망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주식, 채권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예금, MMF 등 단기자금으로 흘러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예상했다.
또 해외 주식, 채권에서 기회를 찾으려는 투자자들도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hj91@fnnews.com 김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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